논란이 많은 보석 '다이아몬드'의 윤리적 생산과 소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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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다이아몬드가 가장 신성한 결혼반지로 탈바꿈

본격적인 결혼 시즌인 가을이다.

결혼의 상징은 결혼반지, 특히 ‘영원한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다이아몬드 반지가 첫 손에 꼽힌다.

하지만 현실의 다이아몬드는 논란이 많은 보석이다. 아프리카 내전 국가의 전쟁 물자 조달, 보험 사기, 암시장 거래 등으로 인해 다이아몬드의 투명성과 상징성은 빛을 잃는다.

다이아몬드 지역 지배를 놓고 벌어진 시에라리온 내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고 아프리카인들의 피와 눈물이 담긴 다이아몬드로 만든 결혼반지를 끼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다짐은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미분쟁(conflice-free) 다이아몬드는 어디서 사는지, 그런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국적 뉴스채널 유로뉴스(EuroNews)는 윤리적 결혼반지를 주제로,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대표되는 비윤리적인 관행, 윤리적 보석상들을 중심으로 한 다이아몬드 거래의 새로운 동향, 윤리적 보석을 찾는 방법 등을 취재했다.

환경파괴 없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보석상들이 늘어나면서, 비윤리적인 관행으로 더럽혀져 왔던 다이아몬드 거래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윤리적 보석상(ethical Jeweller)이면서 결혼‧약혼 반지 전문업체인 잉글앤로드(Ingle&Rhode)의 공동창업자인 팀 잉글은 다이아몬드 산업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얘기한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채굴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전쟁 주도 세력들에게 종종 재정을 충당하는 수단이 된다. 이들 나라에서 다이아몬드는 낭만이나 약속보다는 노동력 착취와 끔찍한 인권상황을 의미한다. 다이아몬드 광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고,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잉글은 또한 다이아몬드 채굴은 아프리카 및 세계의 여러 지역의 환경파괴를 야기하는데, 앙골라에서는 삼림파괴, 토양침식, 그리고 주민들의 이주 등이 이뤄졌고, 그 외의 지역에서도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고, 무책임한 지력착취로 인해 풍경이 황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짝이는 보석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가장 신성한 결혼의 의미를 보석반지에 새길 수 있는 방법은 윤리적 결혼반지를 사는 것이다.

분쟁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 거래를 없애기 위해 도입된 킴벌리 프로세스 증명(Kimberley Process Certification, KPCS)이 공정거래를 보증한다.

200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에 모인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생산국 관계자들은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유통망에서 퇴출시킬 것을 결의했다. 유엔도 다이아몬드 광석에 대해 인증서(certification)를 부여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이후 2002년 다이아몬드 인증 시스템인 킴벌리 프로세스가 출범했고, 다이아몬드 주요 생산국들과 주요 소비국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  윤리적 결혼반지 끼려면 보석과 반지링, 제조국까지 확인해야 

하지만 킴벌리 인증서는 종이로 되어 있어 위·변조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무인증 다이아몬드가 유통되는 것을 완전히 막기는 힘들다.

팀 잉글도 이에 동의한다.

“당신이 상대하는 보석상이 보석의 원산지까지 추적할 수 없다면, 그 보석이 무분쟁 지역에서 왔다는 보장이 없다. 킴벌리 프로세스 증명으로는 부족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를 안다고 해서 보석의 무분쟁 자격을 보증받는 것은 아니다. 윤리적으로 건전한 방식을 통해 컷팅되고 다듬어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팀 잉글의 설명으로는 무분쟁 지역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많은 보석들이 노동착취 상황에서 컷팅되고 다듬어지고 있는데, 심지어 최저 임금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어린이들이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석 그 자체에 관한 확인을 마치면, 이제 반지링을 살펴볼 차례다.

만약 반지링에 ‘공정무역 금(Fairtrade gold)'라는 보증이 있으면 이는 광부들이 공정최저가격으로 금을 판매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백금이라고 불리우는 플래티넘 반지링에는 현재로서는 ‘공정무역’ 제도가 없다. 그래서 일부 보석상들은 플래티넘을 공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팀 잉글은 그 대안으로 재활용 플래티넘을 제안한다. 재활용 플래티넘은 새 것과 다를 바 없으면서도 광산에서의 처리과정을 많이 줄여주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관행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보석과 반지링 검증 후 보석반지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까지 확인하면 반지의 윤리성이 비로소 확보된다.

팀 잉글은 “영국에서 살 수 있는 대부분의 보석반지들은 아시아 국가에서 제조된다. 보석상의 입장에서는 비용절약을 위해서 그러는 거지만, 근로환경도 좋지 않고 임금도 낮으며, 완성품의 질도 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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