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결혼문화-중국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시리즈에서는 전세계 다양한 결혼문화를 살펴보고, 문화적 전통에 담긴 가치관과 시대정신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첫번째로 한국과 비슷한듯 다른 중국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출처 : 픽사베이

 

결혼은 좋은 일, 그리고 모두가 축복하는 일

13억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지역에 따라 결혼문화도 가지각색이지만, 보편적인 결혼풍습이 있다. 

시작은 신부의 집에서 출발한다. 중국에서는 결혼 당일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찾아가 신부와 신부 측 하객들을 결혼식장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 신랑이 신부의 집에 도착하면, 신부의 가족과 친구들이 내는 시험을 통과해야 신부를 데려갈 수 있다.  

언뜻 한국의 함진아비 풍습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혼 전날, 집에 들어오지 않으려는 신랑 측 함진아비들에게 신부 측이 돈을 주며 들어오게 만드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결혼 당일 집에 들어오려는 신랑을 막는 신부 측에게 신랑 측이 돈을 주며 들어오려고 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보인다. 이후에는 신랑집으로 이동해 시부모가 며느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의 차를 건넨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 특유의 문화는 결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매체 제몐의 ‘중국 결혼 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제 도시, 상하이의 결혼 비용은 14만위안(약 2350만 원)에 이른다. 결혼식에서 신부는 웨딩드레스, 치파오, 이브닝드레스까지 최소 3벌의 예복을 갈아입고, 테이블에는 코스요리가 계속 올라온다. 

예식 이후에는 준비되는 웨딩카만 무려 8대다. 축의금 규모도 남다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금으로 내는 중국의 축의금은 최소 600위안(약 10만 원)부터, 월급의 3분이 1, 2분의 1까지 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결혼식에는 꼭 불러야 하는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한다. 

결혼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것은 중국과 한국 모두 마찬가지지만, 결혼식의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의 결혼식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결혼식은 대개 1시간이면 끝난다. 하지만 고급 식당이나 호텔에서 반나절동안 마치 파티처럼 진행되는 중국의 결혼식은 신랑신부 뿐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즐거운 결혼이다. 
 

함진아비 전통의 의미가 정반대인 한국과 중국

한국과 중국의 결혼문화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여성을 대하는 태도다. 

서양의 결혼식이 보편화되면서 함진아비는 이제는 사라진 풍습이 되었지만,  신랑을 집에 들이기 위해 신부가 돈을 쓰는 한국과 신부를 데려가기 위해 신랑이 돈을 쓰는 중국의 함진아비 전통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여권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나라다. 여성의 주도권과 영향력이 강해서인지, 중국 여성들의 결혼관도 한국 여성들에 비해 긍정적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한중 미혼여성 결혼, 출산 가치관 비교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하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한국 여성들은 4.6%에 불과한 반면,  중국 여성들은 그 10배가 넘는 40.9%였다.

청첩장을 받았을 때 대부분은 축의금 걱정부터 한다. 그래서 결혼 성수기인 가을은 축의금 부담에 ‘한숨의 계절’이라 불리기도 한다. 

몇 년 동안 안 만나던 동창들까지 소환해서 청첩장을 떠안기고, 주고 받은 축의금 액수 차이로 인한 갈등이 빈번한 우리와는 달리 비록 축의금 규모는 훨씬 크지만,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해서  함께 결혼을 축하하고 즐기는 중국의 결혼문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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