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현실적 유익, 상징성 혹은 의미 등 분명한 “그 무엇”이 있을 때 선택하는 것

미국에서도 제도로서의 결혼은 줄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 이혼은 여전히 미국 사회에 만연한 현상인데, 최근 BBC의 한 기사는 “밀레니얼 세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폭 넓게 아우르는 개념)가 어떻게 이혼에 저항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2008년도부터 2016년 사이 미국의 이혼률이 종전에 비해 18퍼센트 줄었다고 한다. 결혼이 보다 선택적인 옵션이 됨에 따라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준 것 역시 사실이지만 결혼이 신중한 선택에 의해 안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밀레니얼 세대는 그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비해 결혼을 선택할 확률이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일단 결혼을 선택한다면 이혼 대신 함께 할 확률이 그들의 부모, 조부모 세대보다도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자는 다섯 쌍의 커플들의 케이스를 통해 미국의 신세대들이 어떻게 결혼을 추구하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제공 ⓒ https://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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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흐멧과 재클린

- 커플은 다른 많은 커플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결혼 전 수년간 동거했다. 다소간의 장거리 연애가 이어진 뒤 커플은 캘리포니아에 정착하기로 했고 결혼을 결심했다. 동거에서 결혼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들은 단순히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적 요구에 의해 결혼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결혼이 주는 현실적 장점(예를 들면 보험 혹은 세제의 혜택 등)을 최대화하기로 했다는 것. 신세대들의 경우, 현실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익에는 눈을 돌리지만 단순히 사회와 제도가 강요하는 방식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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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디와 알렉스

- 남성 동성 커플인 이들은 동성 결혼의 의미와 상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다. 이들은 결혼과 동거가 ‘함께 산다’는 것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삶의 의미에는 큰 차이를 준다고 한다.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나누고 지며, 삶을 함께 경험할 상대를 찾아가는 것, 이것이 결혼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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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니와 잭

- 잭을 처음 만나 호감을 가진 제니도 동거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생각 없이 함께 동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녀는 좀더 진지한 방식의 함께 함, 즉 결혼을 선택한다. 데이팅 앱으로 대표되는 값싸고 편한 만남, 그리고 온라인 만남을 통해 많은 이들이 단순히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녀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추구하기로 한다. 물론 결혼이 가져오는 스트레스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신세대적 방식으로 해결한다. 예를 들어 부부싸움의 경우, 결혼과 부부 관계 전문 상담사를 찾아 문제를 차분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들 커플은 상호 존중, 수평적 부부관계, 문제의 분명한 해결 등,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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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헬레나와 켈리

- 여성 동성 커플인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이들이 어떤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 (소위 spiritual but not religious)’에는 큰 의미를 둔다. 자연히 이들도 헌신과 서약으로서의 결혼을 원했으며 이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더욱 진지하고 유의미한 방향으로 가져가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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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탈리와 퀸시

- 스코틀랜드인인 나탈리와 텍사스 출신인 퀸시는 크리스찬이다.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비난 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요즘의 현실에서, 이들의 신앙심은 오히려 둘의 삶과 결혼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토대가 된다고 한다. 이들에게 결혼은 말 그대로 ‘언약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의미한다. 결혼을 통해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돌보며 성장할 수 있기를, 더 나아가 스스로에 대해 발견해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정리해보면, 새로운 세대들은 단순히 전통적 개념의 제도로서의 결혼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들에게 결혼은 현실적 유익, 상징성 혹은 의미 등 분명한 “그 무엇”이 있을 때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결혼이 선택적인 옵션이 됨에 따라 결혼을 더욱 신중히, 안정적으로 가져가려 한다. 이들에게 결혼에서 중요한 것은 각종 ‘역할(role)’이 아닌 상호적인 관계이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수평적이고 발전적인 삶을 지향해간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적극적이고 차분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비혼과 만혼이 사회적 이슈가 된 한국의 현실에서 미국의 신세대들이 결혼과 결혼 생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는 우리에게 큰 계발을 준다. 한국 역시 (서구에 비해 이혼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움에도) 이혼이 북미와 유럽에 못지 않게 흔한 사회 현상임을 고려해볼 때, 한국의 새로운 세대들이 결혼을 통해 어떻게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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