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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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성수기 가을이 돌아왔다. 단 하루의 짧은 결혼식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인연의 결실을 맺기까지 예비부부들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결혼 준비 기간을 거치게 된다. 

예비부부를 위한 식장 선택과 일명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혼수가전까지 알아보고, 준비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닌 탓이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에 맞춰 전국 각지에서도 예비부부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웨딩박람회도 한창이다. 하지만 경제상황과 시대적 상황에 따라 결혼식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결혼 레시피를 잘 짜야 평생 후회없는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합리적이고 개성있는 젊은 세대는 종전의 판박이 같은 결혼, 전통적인 결혼관습에서 벗어나 결혼의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올 가을 웨딩시즌을 물들일 웨딩 트렌드는 어떤 것일까? 

 

● 이제는 결혼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셀프·스몰웨딩

2013년, 제주도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가수 이효리와 남편 이상순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는 스몰웨딩 바람이 불었다. 이어서 원빈과 이나영 부부, 비와 김태희 부부 등 연예인들이 줄지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를 모델 삼아 일반인들도 하나 둘 스몰웨딩을 선택했고, 장기간 이어진 경제불황으로 스몰웨딩은 이제 하나의 웨딩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또한,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천편일률적인 일반예식 대신 셀프웨딩으로 내가 선택한 특별한 장소,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예비부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커플들은 결혼비용 절감, 특별한 결혼식의 의미도 좋지만, 하객들의 입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작은 결혼식은 실제로 작은 결혼식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몇몇 셀럽 커플들이 밀밭에서, 자기집 앞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이 특별하고 검소한 결혼식을 원하는 싱글들의 마음을 파고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밀밭에서 솥단지 걸고 한 결혼식은 당사자에게는 특별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멋진 한 장의 사진일 뿐이다. 그 외진 밀밭까지 하객들이 어떻게 올 것이며, 야외 피로연은 준비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결국 ‘그들만의 리그’일 공산이 크다.

 

● 둘이 살 집이니 둘이 집값 부담! 반반결혼

과거에는 결혼준비할 때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은 젊은 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높은 결혼비용은 결혼의 장벽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녀가 비용을 분담해서 결혼을 준비하는 새로운 경향이 서서히 늘고 있다.

외벌이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수입과 지출이 비슷해지고, 맞벌이가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로 자리잡아 남자에게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양가 도움없이 결혼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작년 미혼남녀 신혼집 마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여성 10명 중 8명은 신혼집 마련 비용에 본인부담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웨딩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자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웨딩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자료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결혼비용 부담 덜고, 만족도 높이는 실속형 웨딩

합리적인 결혼비용으로 허례허식을 버리고 실리를 추구하는 실속형 웨딩도 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지적한 우리 결혼문화의 문제점으로는 과다한 예물·예단·혼수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혼식이 가장 많았다.(한국소비자원, 2017) 또한 결혼한 다음에 가장 후회하는 비용 중 하나가 예물비라고 한다.

예물, 예단 등은 결혼 전에도 갈등거리가 되고, 결혼하고 나서도 후회거리가 된다. 

실속형 웨딩은 럭셔리웨딩과 스몰웨딩의 중간형태로 예물과 예단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가족 중심의 하객을 초대하는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혼식 규모와 결혼 예산, 유형을 선택해 합리적인 선에서 만족도를 높인다.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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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뿐인 결혼, 가심비 채우는 럭셔리 웨딩

반대로 확실함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 세대로 떠오르면서 스몰웨딩의 반대격인 럭셔리 웨딩도 뜨고 있다. 

한번 뿐인 결혼이니 후회 없는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다만, 무조건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개인과 취향의 판단을 우선시한다. 

특히, 최근에는 '스몰 럭셔리'로  200명 내외의 적은 하객들과 함께 질높은 요리와 이벤트 등을 선보이는 고품격의 결혼식을 추구하는 경향도 생겨났다. 

이런 결혼 트랜드는 과거 사회분위기나 허례허식 등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만족과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예 축의금을 거부하거나 결혼식 문화에 대한 피로감으로 결혼식을 건너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부모 세대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변화들은 남의 눈을 의식해서 허례허식으로 흘러갔던 종전과는 달리 올바른 결혼문화로 나아가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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