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관해 어떻게 배우고, 강압적 성관계에 저항할 수 있는가?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지난 11일은 ‘세계 소녀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Girl)’이었다. 

이 날은 성별과 나이로 인해 태아 성감별, 조기 혼인, 여성 할례, 성노예, 교육기회의 박탈 등 전 세계 소녀들이 겪는 차별과 불합리한 일을 알리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유엔이 제정했다.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제3세계 소녀들은 특히 많은 위험과 어려움에 직면해있고, ‘세계 소녀의 날’도 이 지역 소녀들의 교육, 의학적 보살핌, 법적 권리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UN 산하단체인 <Women>에 의하면 매년 1,200만명의 18세 이하 소녀들이 결혼을 하고, 1억3천만명의 소녀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며, 약 1,500만명의 15~19세 소녀들이 강압적인 성관계를 겪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제3세계 소녀들에게 성교육 경험에 대해 물어보았다. ‘성에 관해서 어떻게 배우고, 그 결과 남녀관계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피임약이나 기구는 구할 수 있는가?’, ‘강압적 성관계에 저항할 수 있는가?’ 등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특히 사춘기 소녀들이 생식권(reproductive rights)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 아크레티 체티아(Akreeti Chetia) 14세,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 지역

 

남자애들에게 합의(consent)에 대해 교육시켜야 해요

출처 : 페이스북
출처 : 아크레티 체티아 페이스북

나의 부모님은 성과 관계에 대해 의논하는 것에 개방적이지만, 인도의 모든 부모님들이 이렇게 개방적이지는 않다. 내 친구들은 모두 부모님에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한다.  
학교에서는 성교육을 받지 않는다. 12학년이 되면 받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6학년부터 성교육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글로벌 시민이 되라고 하는데,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공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선생님들은 우리가 “강간”에 대해 질문하면 움찔한다. 대부분의 소녀들은 성에 관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한다. 물론 정보를 얻는 바른 방법은 아니지만. 남자애들에게 합의(consent)에 관해 교육시켜야 한다. 남자애들은 여자애들로부터 거절당하면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나는 콘돔광고를 본 적은 있는데, 피임약에 대해서는 본 적도 없고 잘 모른다. 내 나이대 소녀들은 데이트에 대해 또래 압력을 많이 받는다. 어떤 때는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는 남자애와 데이트하기도 한다. 나는 학교에서 이러한 주제들을 깊이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 고마티(Gomathy) 14세, 인도 첸나이 지역

 

어떤 애들은 나이 많은 애들이 사 준 콘돔을 구했어요.

고마티 - 출처 : The Guardian

내가 처음 받은 성교육은 학교에서 대학생이 가르쳐준 것이었다. 그 때는 알 필요가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남자강사라서 수업이 불편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성건강(교육)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많이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 친구들이 데이트 경험을 얘기할 때면 친구들이 데이트 상대와 오해와 충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이 시기에 교육이 중요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8학년 때 몇몇 애들이 콘돔을 구했는데, 어디서 구했는지 물어보니, 나이 많은 남자애들이 사줬다고 했다. 그리고 마을의 불법 마약공급책에게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했다. 

 

● 히우리 산타나 쿠에바스(Hiury Santana Cuevas) 17세, 도미니카 공화국 로마나 지역

 

성에 관해 잘 모르는 저에게 성교육은 인상적이었어요.

히우리 산타나 쿠에바스 - 출처 : The Guardian

나는 집에서 주로 엄마에게서 성교육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마미(Mami)라는 단체가 학교에 와서 성교육을 하기도 했다. 성교육 중에 웃는 남자애들도 있었는데, 자신들의 경험을 얘기하기도 해서 뭔가를 더 배울 수도 있었다. 
나는 미래 파트너와의 관계에 대해 약간 무섭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한다. 그 사람과 서로 그렇게 많은 믿음을 가진다는 것이 신기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당장은 피임약을 구하지 않을 것이고, 지금 당장 성관계를 가질 생각도 없다. 아직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압력을 경험해 본 적은 없다. 언젠가 성관계를 하게 될 때, 제가 불편하거나 준비가 안됐으면 파트너에게 나의 감정에 대해 말할 것이다. 그래도 그가 고집하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그만 둘 것이다.

 

● 샤론 은담바니(Sharon Ndambani) 14세, 짐바브웨 쿠와드자나 지역

 

선생님이 우리 몸에 생겨나는 변화에 대해 말해 주었어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언니가 보살펴 주었다. 엄마는 휴일에만 볼 수 있었다. 언니는 집안일 하는 것,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이지 알려주었다. 또 남자애들과 어울리지 말고, 항상 주위를 조심하라고도 했다.
그런 것들은 내가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족에게 창피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언니가 가르쳐주는 것을 잘 따라 한다.
학교의 상담 선생님들이 우리 몸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가르쳐주고, 남자가 불쾌하게 접근할 때 안된다고 말하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위생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모두 책임감 있는 소녀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한 남편을 골라주는 것은 옳지 않다. 왜 부모님들이 선택을 할까? 돈 때문에 그럴 수 있는데, 그러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낳게 될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들면 자신을 위해 선택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리자 나시미엔도(Larisa Nascimiento) 16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저는 내 몸에 대해 선택할 자신이 있어요

리자 나시미엔도 - 출처 : The Guardian

부모님은 내가 7살 때 처음으로 성교육에 관해 얘기하셨다. 당시에는 매우 개인적이고 비밀스런 얘기라고 생각해 듣기가 불편했다.
학교에서는 남자애들이 성적인 얘기나 농담도 하고, 바보 같은 게임도 한다. 콘돔이나 피임약을 구하기는 쉽다. 나는 내 몸에 대한 선택을 할 자신이 있다. 그렇지만 성은 아직 내 우선 순위가 아니다. 성은 육체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일 뿐이다.

 

● 인두(Indhu) 15세, 인도 첸나이 지역

 

주위에서 어린 나이에 아기를 키우는 소녀들을 많이 보았어요

인두 - 출처 : The Guardian

내 친구들은 자기 남자 친구들과의 관계와 성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8학년 때 과학 교과서에 사춘기와 생식건강 부분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성 건강에 관해 가르쳐주셨다. 나는 또 카루날라야(Karunalaya)의 성건강 세션에서 참석해서 “좋은 접촉(good touch)”과 “나쁜 접촉(bad touch)”에 대해 배웠다.
나는 남자애와 사귀고 싶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니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나는 미성년 임신에 대해 알고 있고, 애기를 키울 능력도 없다. 나는 주위에서 어린 나이에 아기를 키우는 소녀들도 많이 보았는데, 그들은 어린 시절을 잃어버리고 만다,
피임약을 구하지는 쉽지만, 약국에서 구하는 것은 아니라 마을의 나이 많은 남자애들한테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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