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수치를 컴퓨터로 분석해 궁합이 맞는 순서대로 이성을 소개

 

출처 : 픽사베이

 

○ DNA 궁합 맞선코스에 수백명의 남녀가 참가

몇 년 전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졸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BRCA1 유전자로 인해 유방암 발병 확률이 87%, 난소암 발병 확률이 50%에 달한다는 진단을 받고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이다.

유전자 분석 하면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친자확인’ 정도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의료영역 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고객의 유전자를 분석해 맞춤형 도시락 판매, 식습관과 운동법 제공, 화장품 추천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유전자 정보로 궁합을 보고 만남을 갖는 싱글들이 늘고 있다.

9월 초 일요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호화여객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 남녀들이 결혼상대를 찾는 <결혼 쿠르즈>의 예비모임이 있었다. 일본의 한 결혼정보센터가 주최하며,  10월 말부터 한국과 나가사끼(長崎)를 배로 왕복한다. 

이날의 예비모임에는 8명의 여성이 참가했다. 여성들에게 유전자 검사키트가 배포됐다. 이 회사의 야마다 준코(田山純子) 법인사업부장은 “DNA 수치를 컴퓨터로 분석해 궁합이 맞는 순서대로 남성들을 소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30대 초반의 직장여성은 생물학적으로 궁합이 맞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참가를 결정했다고 한다. 방송 사회자라는 한 여성(48세)은 “스스로는 결혼상대를 찾지 못해서 DNA에 의지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점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여성 회사원(31세)도 있다. 

야마다 준코씨는 “지금까지 상대를 선택하는 조건이었던 경력과 외모라는 장벽을 걷어냈다. DNA는 누구나 갖고 있고, 궁합이 맞는 사람은 반드시 찾아진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올해 1월부터 시작한 DNA 궁합으로 보는 맞선코스에는 수백명의 남녀가 참가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된 유전자 검사

궁합 판단의 근거는 면역을 담당하는 ‘HLA’ 유전자 타입이다.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 대표인 카게야마 야스나리(陰山康成) 박사에 의하면 약 16000개의 타입이 있어서 ‘비슷한’ 타입 일수록 궁합이 나쁘고, ‘비슷하지 않을수록’ 궁합이 좋다고 한다. 그는 “자신과 타입이 먼 남성이 2일간 입은 티셔츠의 냄새에 여성이 호감을 갖는다는 스위스 논문도 있다” 라고 설명했다.

사이타마 현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여성(32세)은 DNA 코스에 참가한 지 반년이 됐다. 유전자궁합이 좋다고 판단된 7명의 남성과 만났고, 그 중 2명과 데이트를 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시간이 맞지 않거나 대화가 재미없어졌다고 하는데,‘운명적인 사람’과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어차피 결혼준비를 할 거면 즐거운 방법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DNA는 한 가지 계기일 뿐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혼준비에까지 사용되는 유전자 검사가 보급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다. 

의료진단에 이용되던 유전자 검사는 해석기술의 발전하면서 비만체질이나 생활습관병의 위험성을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로 확대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4년 전 조사에 따르면 검사키트를 만드는 기업은 당시 일본 내 53개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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