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남편 동의한 제3자 인공수정 자녀, 법적 친자 추정"(종합)
대법 "남편 동의한 제3자 인공수정 자녀, 법적 친자 추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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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3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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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법적 지위 부여"…번복 불가능
유전자 다른 혼외관계 자녀도 친자추정
'혈연관계 없음' 안 지 2년 내까지 소송
전합, 36년 전 친자추정 예외 판례 유지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2019.08.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선고를 시작하고 있다. 2019.08.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부부 의사 합치 아래 제3자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을 진행했다면, 태어난 자녀는 소송으로 번복할 수 없는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대법원이 첫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3일 A씨가 자녀 둘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전 부인 B씨는 제3자 인공수정으로 첫 아이를 출산했으며, 이후 다른 남성 사이에서 둘째 자녀를 임신했다.

A씨는 둘 모두 친자녀로 출생신고했고, B씨와 협의이혼 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을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민법 844조에 따르면 혼인 중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이를 부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척기간 2년 내 친생부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83년 부부가 같이 살지 않는 등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으면 친생부인 소송이 아니더라도 친생추정을 부인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내놨고, 지금까지 유지됐다.

A씨는 자녀 둘 모두 친생추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친생부인 소송이 아닌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남편 동의받은 제3자 인공수정, 번복 불가한 친자녀 추정

대법원은 남편 동의 아래 이뤄진 제3자 정자 인공수정에는 소송으로 번복할 수 없는 친자추정이 적용된다고 봤다.

 

 

 전원합의체는 "친생추정 규정은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취지"라며 "입법 취지와 연혁, 헌법상 혼인과 가족제도 등에 비춰 인공수정 자녀에게도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남편은 인공수정에 동의해 임신·출산에 참여하고, 실질적인 친자관계 모습을 형성·유지한다"며 "실제 가족관계 모습을 보더라도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남편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게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라며 "나중에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 소송을 제기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혼인 중 부부가 제3자 정자를 통한 인공수정에 동의해 자녀가 출생했다면 그 자체로 친생자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별개의견을 냈다.

민유숙 대법관은 별개의견으로 "모든 인공수정이 아닌, 아내가 혼인 중 남편 동의를 받아 제3자 제공 정자로 인공수정한 경우에만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혼외관계 자녀도 친생자 추정…2년 내 소송으로만 번복

 대법원은 혼인 중 혼외관계를 통해 태어난 자녀에게도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전원합의체는 "친생추정 규정은 혈연관계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친생추정 예외로 인정하면 가정 평화 유지와 자녀의 법적 지위 안정이라는 입법 취지에 반하며, 혈연관계 없는 가족도 헌법과 민법이 보호하려는 가족관계"라고 설명했다.

또 "혈연관계 유무로 친생자관계를 정하면 소송으로 친자감정을 하거나 부부의 내밀한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며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개인과 가족의 자율적 결정권은 존중돼야 하며, 국가가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혈연관계 유무는 친생부인 소송 근거나 제소기간 기준이지, 처음부터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사유는 아니다"라며 "혈연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친생추정을 부인하면 원고적격과 제소기간 제한을 둔 친생부인 소송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도 우려했다.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라 혈연관계가 없는 자녀에 대해 친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지 2년까지만 친생부인 소송으로 친자관계를 부인할 수 있다.

다만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고 사회적 친자관계가 없거나 파탄된 경우에는 친생추정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유숙 대법관은 반대의견으로 "가족제도를 둘러싼 분쟁 현실과 제도 변화에 비춰 친생부인 소송 제소기간이나 원고적격이 제한적"이라며 "동거 결여뿐만 아니라 외관상 명백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친생추정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웨딩TV】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paula.y@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