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혹한’육아비용으로 20%의 엄마들이 직장 그만둬
【영국】 ‘가혹한’육아비용으로 20%의 엄마들이 직장 그만둬
  • 서정환 기자
  • 승인 2019.11.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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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임금격차와 모성 불이익 악화로 이어져

출처 : 언스플래쉬
출처 : 언스플래쉬

 

○ 높은 육아비용이 재정적 불안을 유발한다고 답한 가정이 84%나 돼

‘2018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 253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자녀 출산과 양육을 위해 어머니가 직장을 그만둔 경우가 40.3%로 조사됐다.

여성이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음’(32.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일보다 육아의 가치가 큼’(31.2%), ‘육아로 인한 업무지장이 큼’(11.6%),‘일이 육아에 지장을 줌’(9.8%), ‘대리 양육비용 부담이 큼’(6.4%) 순이었다.

자녀 양육을 하느라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가 많은 것은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영국의 엄마들은 높은 육아비용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한 연구를 인용해 영국에서 약 20%의 엄마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육아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둔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 <임신후 유산(Pregnant Then Screwed)>가 1,800여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높은 육아비용이 재정적 불안을 유발한다고 답한 가정이 84%나 됐고, 약 62%의 가정에서는 육아비용으로 인해 엄마들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특히 육아부담을 대부분 여성들이 지고 있으며, 그 결과 성별임금격차와 ‘모성불이익(motherhood penalty)’도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임신후 유산>은 여성들이 엄마로서 자신감을 갖고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단체인데, 이번 연구는 영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육아시스템을 가진 나라라는 OECD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 실시된 것이다. 

<임신후 유산>의 아실 하다드(Aceil Haddad) 대변인은 “내게는 2살반과 10달된 두 아이가 있는데, 매달 내 수입의 50%를 육아비용으로 쓴다. 다행히도 나와 파트너는 꽤 수입이 높아 내가 일을 계속할 수 있지만, 많은 엄마들은 일을 그만둔다”고 말한다.

하다드 대변인은 또한 “육아비용은 여성들에게는 징벌이다. 그런데 계속 오르고 있다. 육아가 비용을 유발하면 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너무 높은 육아비용 때문에 수많은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고, (근로시간이) 유연한 일을 찾을 수 없어 결국 낮은 임금의 파트타임 일을 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이로 인해 여성들의 잠재력이 제약받고, 성별임금격차로 이어지며, 나아가 육아비용에 대한 걱정은 (파트너와의) 관계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결혼 및 관계파탄의 ‘큰 이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 특히 한부모들은 재정적 어려움에도 양질의 직장 얻기 어려워

<임신후 유산>의 설립자 조엘리 브리얼리(Joeli Brearley)씨는 육아비용이 ‘징벌적(punitive)’ 수준이라고 하면서, 현재의 시스템은 부모, 육아제공자 및 육아직원들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리얼리씨는 “엄마들은 9개월의 유급휴가를 포함해 1년의 육아휴가를 받는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높은 육아비용 때문에 엄마들은 2년 동안 집에서 육아를 하거나 엄청난 육아비용을 부담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대부분은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서 절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부모를 위한 자선단체인 <Gingerbread>는 한부모들은 ‘주양육자이면서 주소득자(main carer and main earner)’이기 때문에 일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양질의 보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Gingerbread>의 페이에 골드만(Faye Goldman)이사는 “너무도 많은 한부모들에게 (육아비용은) 엄청난 부담이다. 작년의 경우, 41%의 한부모들이 육아비용 지불을 위해 일했다. 육아비용보조제도가 저소득층 부모까지 효과적으로 시행될 때까지 한부모들은 재정적으로 몸부림치면서도 양질의 직장을 얻기는 어렵게 된다” 라고 정부의 지원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육아와 교육에 정책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지원비용을 더 높일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대변인은 “올해에만 무료조기교육의 명목으로 35억 파운드를 투자했고, 지난 2년 동안 60만명의 3~4세 아기들이 30시간 무료육아 혜택을 받았다. 일하는 부모들도 육아비용세금면제와 소득에 따른 복지제도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020~2021년의 정부무료육아에 대한 시간당 지급액을 높이기 위해 6천6백만 파운드를 추가해 육아제공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웨딩TV】 서정환 글로벌 전문기자 jhseo1222@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