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족지원, 이대로 충분한가?
한부모 가족지원, 이대로 충분한가?
  • 추영 기자
  • 승인 2019.11.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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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부족한 정책 설계, 홍보 부족 등으로 실효성 떨어져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의 날(5월 10일) 제정 기념 행사'에 참석해 깜짝 축사를 한 김정숙 여사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한부모가족 서포터즈 발대식 퍼포먼스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2018.05.10.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부모가족의 날(5월 10일) 제정 기념 행사'에 참석해 깜짝 축사를 한 김정숙 여사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한부모가족 서포터즈 발대식 퍼포먼스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2018.05.10.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photo@newsis.com.

 

○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이 부모들의 양육 포기로 이어져

5월은 ‘가정의 달’ 답게 기념일이 참 많다. 대부분의 달력에는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 날(21일)이 표시돼 있는데, 5월 10일은 빈칸이거나 간혹 ‘유권자의 날’로 적혀있다. 

5월 10일은 무슨 날일까? 바로 ‘한부모 가족의 날’이다. 지난해 1월 「한부모가족 지원법」 개정에 따라 한부모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고, 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한부모 가족의 날’이 제정됐다. 

하지만 달력의 빈칸처럼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무관심에 가깝다. 

한부모라고 하면 보통 미혼모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혼, 사별, 그리고 교도소 수감으로 장기간 가족과 떨어진 유배우 한부모, 조손가족 등도 한부모 가정에 포함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한부모 가족은 2017년 기준 153만3166가구다.

부모가 자녀 1명을 키우기도 힘들다고 하는 세상이다. 키우고, 가르치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7년 영유아 가구의 양육비 지출 현황과 육아물가 체감 추이’를 보면 80개월 미만 자녀가 1명인 가정의 월평균 양육비는 87만8000원이었다. 

자녀가 학령기가 되면 사교육비가 늘어난다. 통계청의 ‘초·중·고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천원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소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의 학원을 다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사교육비는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NH투자증권은 통계청 사교육비 조사를 바탕으로 자녀 한 명당 초·중·고 12년간 사교육비 총액이 5천900만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모가 함께 자녀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부모의 짐을 혼자 질 수 밖에 없는 한 부모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현행 정책이 그 짐을 많이 덜어주지도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0년부터 2017녀까지 베이비박스에 아동을 유기한 부모를 대상으로 유기 동기를 조사한 ‘아동유기 사유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적 어려움(38.8%), 단독 양육의 어려움(34.3%), 심리적 어려움(32.4%)의 순으로 나타났다.

단독 양육의 어려움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상황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면 결국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이 부모들의 양육 포기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 월 130만원 이상 벌면 정부 양육비 지원 받지 못해

현재 정부의 한부모 지원정책을 보면 ▪월 20만 원 정도의 아동 양육비 지원(한부모 연령이 만 24세 이하인 청소년 한부모는 월 35만원) ▪입학금 및 수업료, 학용품비 지원 ▪한시적 양육비 긴급 지원 ▪취업 한부모 아이돌봄 서비스 ▪한부모 가사지원 서비스-주1회 4시간 동안 청소, 세탁, 설거지 도움(본인 부담 회당 5천원) ▪한부모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설계와 홍보 부족 등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자녀 양육비 지원의 경우, 실제로 지원을 받는 한부모 가족은 10가구 중 3가구에 불과하다. 
한 미혼모(27세)는 “시간제로 마트 계산원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150만원 정도 벌고 있는데, 수입이 130만원이 넘으면 양육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어떻게든 아이 키우며 살려고 애쓰는 한부모들을 격려하지는 못할망정...”이라며 양육비 지원의 기준인 130만원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따졌다. 

정부가 저소득계층에 집중하기 위해 중위소득 기준을 너무 낮춰 잡다 보니 월 수입이 최저임금 수준만 돼도 이렇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월급이 오르면 오히려 월급이 적은 직장으로 옮기는 일도 있다고 하니 지원 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부모전세자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미혼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등 한부모 가족에게 대출심사를 완화, 기존 대출보다 한도를 10% 올린 ‘임차보증금의 90%’로 확대 등 혜택을 강화해 올해‘한부모 가족의 날’인 5월 10일에 출시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혜택에도 불구하고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한부모전세자금대출 출시 후 공급현황’자료에 따르면 5월10일부터 9월18일까지 전국적으로 계약 33건, 보증금액 23.9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성 의원은 홍보 부족을 지적하면서 “지원대상자에게 한부모전세자금대출을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과 한부모가족지원센터 및 관련단체에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부모 정책은 주거, 양육비, 교육비, 가사와 아이돌봄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서 만들어졌지만, 그래서 오히려 꼭 필요한 부분에 집중되지 못하거나 한부모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수용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부모와 미혼모에 대한 포용과 지원이야말로 다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의 시금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책적인 지원이 한부모 가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방향과 체계를 보다 더 세밀하게 짜야 한다.

 

【서울-웨딩TV】 추영 정책 담당기자 crystalware0615@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