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지정 위해 인구 100만 지키기 총력전 나선 지자체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30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무주택자 주거복지 확대 및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창원시청 제공)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30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무주택자 주거복지 확대 및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창원시청 제공) 

○ 계속되는 인구 감소로 특례시 지정 위협받는 창원시

지난달 30일, 창원시에서 ‘무주택자 주거복지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최초로 영세 서민들의 전세금 반환보증 보증료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창원시는 이와 함께 경남도 내 최초로 ‘무주택 신혼부부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도 확대 시행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감소 위기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무주택 시민들의 주거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대책이다.

또한 창원시는 지난 6월 24일에는 각계각층의 시민의 의견을 모아 △가족친화 사회분위기 조성 △가족친화 환경 형성 △미혼남녀·신혼부부 지원 △임산부·난임부부 지원 △자녀양육 지원 등 5대 분야 16개 정책의 분야별 인구증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인구 늘리기에 나섰다. 만남에서부터 육아까지 생애주기별로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창원시가 이같은 인구 늘리기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특례시 지정 요건인 인구 100만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있다. 내년이면 통합 10돌을 맞이하는 창원시는 통합 이후 109만 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105만 명 밑으로 떨어지며 ‘특례시 지정’을 위협받고 있다. 

특례시는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중간 형태인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개념으로, 지난 2018년 지방분권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서 부여한 명칭이다. 

지난 1997년 울산시 이후 인구 100만 대도시가 광역시로 승격된 사례가 없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만들어졌다. 특례시에 지정되면 기초자치체의 지위는 유지하되, 광역시급의 행정 및 재정 자치권을 갖게 된다. 

 

○ 특례시 지정 서두르는 인구 124만명의 수원시

수원시도 창원시와 마찬가지로 특례시 입법화를 촉구하는 지자체 중 하나다.

현재 수원시의 인구는 약 124만명인데도 행정적으로는 인구 50만 기초지자체의 조직 규모에 해당하는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받고 있다. 

수원시와 인구가 비슷한 울산광역시를 비교하면, 지난 10월말 기준 총인구 116만 9777명의 울산광역시의 예산은 5조 8000억인 반면 수원시의 예산은 2조 7000억 원으로 수원시가 울산시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또한 공무원 수도 수원시의 경우 2987명으로 1인당 주민수가 402명인데 반해, 울산광역시는 6066명으로 1인당 주민수가 192명으로 주민수 대비 공무원 수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

특례시에 지정되면 자율권과 자치권이 확보되기 때문에 이런 불합리한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수원시 또한 인구절벽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출생아 수가 가장 많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1.044로 1.069명인 경기도, 1.052명인 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출생아 수도 2015년 1만 236명, 2016년에는 1만 940명, 2017년에는 9497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수원시는 올해는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 1.05명 이상을 목표로 4개 분야 64개 과제로 이뤄진 ‘2019년 인구정책 시행계획’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수원시를 비롯해 창원시, 고양시, 용인시도 특례시 입법화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지만, 해당 법안은 올 3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아직까지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인구 늘리기 비상대책 마련한 포천시와 울산시

특례시 지정 추진 뿐 아니라 지방정부에서 인구 감소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지방교부세가 줄고, 국회의원 선거구를 통폐합하면서 지역 자립기반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로부터 지원이 줄면 그만큼 지원도 줄어들게 되고 이는 또다시 인구 이탈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벼랑 끝에 선 각 지역의 지자체들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 연도별 인구수 - 제공 ⓒ웨딩TV(http://wedd.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제공 ⓒ웨딩TV(http://wedd.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2003년 당시 시 승격 기준인 인구 15만 명을 돌파하면서 시로 승격했던 경기도 포천시는 지난 2월을 기점으로 15만 명 선이 무너지며 심각한 인구감소 위기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찾아가는 전입 신고 서비스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사원 ∆출산장려금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지원 ∆영유아 종합지원센터 확대 운영 등 인구 늘리기 비상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울산광역시도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5년 120만 명이었던 울산 인구는 현재 115만명으로 2015년 11월말 이후 4년 동안 단 한번의 반등 없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울산시의 인구는 2030년 약 9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때의 인구 100만명 선이 불과 30년 만에 붕괴되는 것이다.

현재 울산시의 40대 이하 인구비율은 1966년 87%에서 65%까지 감소했다. 청년인구의 이탈은 곧 저출산과 경제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울산시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의 주도적 사회참여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7월 1일 개소한 ‘울산시 청년센터’에서는 청년 수요를 반영한 교육사업, 활동 지원, 청년정책연구사업, 청년 교류사업 등을 수행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장기 청년 구직자들에게 최대 180만 원을 지원하는 울산 구직활동지원금, 취업 및 창업 청년에게 정착비를 지원하는 우리울산 프로젝트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과 주거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울산시의회에서 울산 청년 기본소득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청년 지원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 인프라의 절대 부족 속에 고군분투하는 지자체들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방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취업준비생 5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절반 가량(45.5%)이 지역의 취업∙채용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창원시가 발표한 2018 창원시 청년통계에 따르면 전입과 전출의 주된 사유는 ‘직업’으로 전체 40% 이상을 차지했다. 

IT와 소프트웨이 기업의 경우도 약 90%가 수도권에 몰려있으며, 수도권 대졸자의 경우 지역 잔존율은 92.7%지만 지방은 약 50%에 불과한 현실에서 지방의 인구 이탈은 당연한 결과이다.

일자리 뿐 아니라 의료시설, 편의 시설이 수도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은 경제∙교육∙문화 등 생활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방의 인구 이탈을 막는 방법은 인프라에 있다. 지역 맞춤형 인구정책을 수립하고 인구정책 관련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 진행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0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지방4대 협의체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영광군의회 의장),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권영진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장(대구광역시장), 염태영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수원시장)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30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지방4대 협의체장들(사진-서울시의회 제공)

지난달 30일에는 지자체장과 전국 의회 의장들이 한데 모여 ‘세종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특례시 관련 법안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지방재정 확충,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대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현장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방이 살아야 국가를 살리고, 지방자치 실현으로 국가 경쟁력을 이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소멸위기가 날로 심각한 가운데 인구 100만을 사수하려는 특례시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오늘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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