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참금이 남성들 발목을 잡아

킨샤샤 출처 : flikr
킨샤샤 - 출처 : flikr

 

○ 킨샤사 남성들은 25세가 되어도 결혼하지 않아

아프리카 중부의 콩코민주공화국에는 결혼할 때 남자가 여자 쪽에 지참금을 주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결혼지참금은 남성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시켜 이로 인해 전통혼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몇몇 연구를 인용해 콩코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결혼건수의 감소현상을 소개했다.

콩고국립인구연구소의 계간지에 실린 <킨샤사의 경제적 불황과 결혼제도의 변화>라는 제목의 연구에 따르면 킨샤사의 젊은 세대들의 경우 여성의 1/4만이 처음부터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지난 20여년 사이에 공식적으로 결혼한 커플 중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이 17세에서 23세로 증가했다. 

또한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의 롤랑 푸띠에(Roland Pourtier)씨는 <인구도전에 직면한 콩고민주공화국>이라는 연구에서 “킨샤사 남성들은 25세가 되어도 결혼하지 않는 반면 농촌에서는 15세 미만 여성의 12%가 조혼이라는 멍에에 묶여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루뱅의 카톨릭대학교(Université catholique de Louvain) 인구학 교수인 브루노 슈마커(Bruno Schoumaker)교수의 연구팀은 킨샤사에서 이렇게 결혼풍습이 파괴되는, 또는 적어도 결혼건수가 감소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출산과 결혼의 감소에 대해 학계에서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도시생활, 교육수준의 향상 및 문화적 교류 등 사회적 요소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문제의 결과, 즉 돈이 없으면 결혼도 적게 한다는 주장이다.

슈마커교수는 “결혼건수의 감소는 이미 연구된 다카르(Dakar), 와가두구(Ouagadougou) 또는 야운데(Yaoundé) 등 다른 지역보다 대도시인 킨샤사에서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킨샤사는 1990년대부터 경제불황에 빠져있고, 인구 천만의 도시인만큼 문화교류의 장소이며, 여성의 교육수준도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앞의 두 주장이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지역이다. 

 

○ 경제불황이 결혼식에 제동을 걸고 있어

수많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슈마커 교수 연구팀은 킨샤사에서 나타나는 결혼관행 변화의 주요인은 완전히 경제적인 것이며, “경제불황이 결혼식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슈마커 교수는 통계적 분석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 결혼을 더 적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15~24세 남성의 절반이 실업상태인 이 도시에서 남성이 지참금을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참금이 없으면 결혼도 없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지참금 액수와 관련해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농촌지역에서는 종종 상징적 기부에 불과한 지참금 관습이 도시에서는 중대한 거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몇몇 사례를 언급하면서 “수천불에 달하는 지참금은 드문 일이 아니며, 더불어 패물, 옷장, TV, 전기제품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500달러가 안되는 나라에서 미래의 남편이 부담하기에는 턱없이 많은 액수이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젊은 커플들은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다. 어떤 이들은 자유결혼을 하고, 어떤 이들은 ‘결혼의 지름길’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택한다. 이 방법은 먼저 임신을 하고 부모에게 알린 다음 결혼식 없이 동거하는 것이다. 

‘지참금을 통한 결혼의 공식화’에서 ‘출산을 통한 결혼의 공식화’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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