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가 복귀 후 전망은 여성들이 더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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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의 초점을 남성에 두고 있는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져야

최근 5년 동안 미국 아빠들은 길게 육아휴가를 갖는 등 육아휴가에 대한 태도가 급격하게 변화했지만, 가정과 커리어 전망에 있어서는 성 고정관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보스턴 대학의 <일・가족센터(Center for Work & Family)>는 최소한 6주의 유급육아휴가가 가능한 미국 4대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12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81%가 회사가 아빠의 육아휴가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최대한의 육아휴가를 가졌다는 비율은 아빠가 62%, 엄마가 93%였으며, 3/4 정도는 회사가 남성과  여성을 공평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절반 이상이 육아휴가로 인해 직장문화가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의 책임자인 브래드 해링턴(Brad Harrington) 센터장은 미국에서 20~30% 정도의 기업들만이 유급육아휴가 제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5년 전과 비교하면 대단한 변화이다.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4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거의 3/4이 아빠육아 휴가기간으로 2~4주가 적절하며, 75%가 한번에 최대한의 육아휴가를 쓰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해링턴 센터장은 “변화는 업무의 초점을 남성에 두고 있는 기업들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JPMorgan사건과 Estée Lauder 사건처럼 아빠육아휴가와 관련해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내려진 이후 기업들은 보다 더 성 중립적인 육아휴가정책을 실시하게 됐다.

지난 5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Outten & Golden LLP가 JPMorgan Chase을 상대로 유급육아휴가에서 불법적으로 배제되었다고 주장하는 남성들을 대신해 집단소송을 해서 5백만불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 발단은 육아휴직을 신청했던 한 아빠가 제기한 소송이었다.

미국의 세계적인 금융그룹인 JPMorgan Chase에 다니는 드렉 로톤도(Derek Rotondo, 35세)씨는 육아휴가를 신청했으나, 회사로부터 여성은 주양육자로서 16주의 유급육아휴가가 가능하나 남성은 2주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었다.


 
○ 직장과 가정에서의 전통적인 성 역할은 여전해

미국은 세계에서 법으로 유급휴가를 규정하지 않은 나라 중 하나인데, 최근 유급육아휴가 정책을 채택하는 주와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 현재까지 8개주와 수도 워싱턴이 관련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직장과 가정에서 전통적인 성역할은 여전하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남성의 97%가 육아휴가의 주된 이유를 배우자와 함께 양육 부담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는데, 실제로 양육과 가사의 분담에 대해서는 다양한 답변이 있었다. 

즉, 동일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75%였지만, 남성의 대부분과 여성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는 여성이 주로 일을 했다고 응답했다. 배우자보다 많은 육아를 했다고 응답한 남성은 단 2%에 불과했다.

직장복귀 후에 체험한 부분에 있어서도 남성과 여성이 상당히 달랐다. 

업무만족도에 있어서 여성 응답자의 경우, “떨어졌다”가 32%, “증가했다”가 14%인데 비해 남성은 17%가 “떨어졌다”, 20%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복귀 후 여성의 절반 이상은 탄력근무제로 근무한 반면, 남성은 27%만이 같은 방식으로 근무했으며

여성의 59%와 남성의 49%가 육아휴가가 커리어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답했고, 육아휴가로 인해 승진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믿는 비율은 여성이 30%인 반면, 남성은 15%였다. 

아빠의 육아휴가가 증가했지만, 그런 변화의 이면에는 양육과 가사에 있어 여성의 부담이 여전히 크고, 이는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회사에서 고위직에 오르기가 여성이 남성보다 힘들다는 것은 올해 ‘포춘 500대 기업’의 여성 CEO 수가 33명뿐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JPMorgan Chase에 근무하는 또 다른 아빠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빠 육아휴가 관련 소송 이후 기업들에 일종의 ‘도미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기업들이 아빠 육아휴가를 보는 관점이 바뀌려면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빠육아휴가는 직장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하면서 “여성은 집에서 밥하고 아기를 키운다는 구식기준은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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