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정책, 과연 청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나?
저출산 정책, 과연 청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나?
  • 이웅진 기자
  • 승인 2019.04.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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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쓴 126조원 중 청년층 예산은 신혼부부 주거지원 8억 8천억

 

제공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 출산 가정에 예산 쏟아붓느라 청년층 마음 움직이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한 청년단체 대표가 울먹이면서 했던 이 말은 청년 세대의 어려운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청년층은 한 사회의 건강성과 미래의 지표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학문에 정진하면서 꿈을 찾아야 하는 대학시절부터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사회에 나오자마자 직면하는 현실이 취업 절벽이다.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이 40만 명을 넘고, 아예 구직을 단념한 청년이 30만 명이다.

이런 현실에서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는 청년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의 결혼과 출산연령대인 2-30대 청년의 마음을 움직여야 저출산 정책이 비로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결혼의향이 있는 미혼남녀들은 가장 필요한 결혼지원 정책으로 ‘신혼집 마련 지원’을 꼽았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투입한 예산은 126조원이다. 그 중 신혼부부 주거 지원은 8조 8000억원, 전체의 14% 정도이다. 나머지 예산은 보육,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육아휴직 개선, 방과후 돌봄서비스 지원 등 출산가정에 주로 지원되었다.

최근 연구를 보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출산율은 2000년 이후 증가하고 있고, 2016년 기준 2.23명으로 합계출산율보다 훨씬 높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한국의 출산장려정책은 실패했는가?) 즉, 일단 결혼한 커플은 대부분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 청년층 먹고 사는 문제 해결되면 출산율도 올라간다.

지금의 저출산 현상은 청년들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그동안 저출산 예산의 대부분은 출산과 육아 등 보육에 지원되었으니 현실과 엇나가는 정책으로 오히려 출산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불러왔다.

저출산 현상은 저성장, 열악한 고용 여건, 높은 주택비용, 교육 및 보육 환경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의 결과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청년들 취업을 시켜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청년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채용비리 근절과 같은 공정성 확보, 사회경제적 불평등 완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청년단체 대표의 읍소처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청년대책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주거복지포럼이 발표한 '청년층 빈곤 및 주거실태와 정책과제'를 보면, 1인 가구 청년 단독가구의 경우 최저주거기준 미달과 지나친 임대료 부담을 모두 경험한 비율이 2006년 17.1%에서 2016년에는 46.8%로 10년 새 급증했다.

1차적으로 집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결혼은 언감생심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우선으로 포기한다고 해서 3포세대다. 이들에게 ‘결혼하면 지원금 주고, 출산하면 장려금 준다‘는 저출산 정책은 좌절감만 줄 뿐이다,

처음부터 비혼, 비출산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먹고 살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결혼하고 출산할 마음이 생긴다. 저출산 정책은 청년 정책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

 

【서울-웨딩TV】 이웅진 기자 pen@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