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결혼문화

이 시리즈에서는 전세계의 다양한 결혼 문화와 그 안에 담겨진 의미를 되새겨 우리 현 사회의 결혼에 대해서 다시 묻고자 한다.

 

출처 : Leanne Townsend 유튜브 캡처
출처 : Leanne Townsend 유튜브 캡처

● 고난에서 시작되는 스코틀랜드의 결혼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종속돼 있지만, 독자적인 수도가 있고, 자치법으로 통치되고 있어 선거 때마다 독립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곤 했다.

체크 문양의 스커트형 하의인 ‘킬트(kilt)’는 스코틀랜드의 남성용 전통의상인데, 여기에는 잉글랜드에 대한 저항정신과 독립의지가 담겨져 있다.

원래는 1707년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합병된 후 한 잉글랜드 사업가가 노동자용 작업복으로 만든 옷인데, 잉글랜드 인들과 다르게 보인다는 이유로 영국 정부는 킬트 금지령을 내렸고, 이후 이에 저항하는 일부 스코틀랜드 인들이 몰래 입기 시작하면서 킬트는 민족 정신의 상징물로 떠오르게 됐다. 

킬트 만큼이나 독특한 스코틀랜드의 문화는 결혼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결혼은 ‘고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식 며칠 전에 예비 신랑신부는 트럭에 묶인 채 마을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후에는 어린 아이, 가족, 친구, 주민들까지 미리 그을음이 묻은 물건, 초콜렛, 밀가루 등을 예비 신랑신부에게 부어버리는 등 신랑신부를 아주 못살게 군다.

●밀가루를 뒤집어쓴 신랑신부는 결혼의 현실을 생각

축복받아야 할 신랑신부가 왜 이런 수난을 당해야 하는 것일까. 

스코틀랜드의 이런 결혼 풍습은 ‘the blackening’이라고 불리는데, 결혼 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함께 잘 극복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결혼 후에 닥쳐올 힘든 일들을 미리 가벼운 고난을 통해 액땜하라는 의미도 있다. 

결혼하는 신랑신부는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평생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 생활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소 짓궂은 방법으로 신랑신부에게 고난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 스코틀랜드의 전통은 결혼생활이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갈등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신랑신부는 결혼 후에 힘든 일이 생길 때, 결혼할 때 겪었던 이 작은 고난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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