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은 여성 권리와 관련된 것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 나탈리아 카넴 총재

인구와 가족계획 역량 강화, 여성과 청소년 보건 증진 등을 수행하는 유엔인구기금(UNFPA·UN Population Fund) 한국사무소가 13일 개소했다. 한국 사무소는 전 세계를 통틀어 6번째 문을 여는 유엔인구기금 사무소다.

유엔인구기금은 인구문제에 관한 사회적·경제적·인권적 측면의 인식을 높이고 개발도상국의 인구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1969년에 설립된 유엔 산하기구이다. 한국은 1973년에 가입했다.

출처 :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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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저출산은 최악의 상황 이상의 매우 이례적인 일

카넴 총재는 급격히 낮아지는 한국의 출산율에 주목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넘어서고, 일반적인 통계로는 따질 수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번 방한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카넴 총재는 “한국 뿐 아니라 저출산을 겪는 모든 국가의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기 결정권은 아이를 몇 명 낳을지, 언제 낳을지, 첫째와 둘째 아이 등의 출산 간격을 얼마나 둘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권리를 의미하며, 여성들이 임신을 계획하지 않는 주된 이유를 파악해야 핵심적인 저출산 해결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은 이제 여성에게 행복한 가정과 일을 양립하게 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특히 “출산율은 여성 권리와 관련된 것이다. 결혼하면 성별 역할이 불공평하고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전세계에서 보인다. 결혼 뒤 남성보다 여성이 아이 육아와 가사, 부모 부양의 부담을 더 떠안고 있다”면서 양성평등, 젊은 남성의 가사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과 관련해서 여성의 교육수준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었고, 이제 여성에게 행복한 가정과 일을 양립하게 하는 것이 핵심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카넴 총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여성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출산율 제고에 좋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출처 :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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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사회진출 활발한 국가가 출산율 높아

많은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저출산 문제에서 여성이 갖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2017 국제인구컨퍼런스’에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야만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출산율 높은 OECD 국가들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2018년 통계청 일·가정양립지표를 보면 결혼, 임신·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는 37.5%였다. 반면 0-7세 자녀를 둔 남성 임금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6%에 불과했다. ‘결혼은 여성의 무덤’, ‘독박육아’, 이런 말이 절로 나올만한 여성의 현실을 생각하면 한국이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가 된 것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저출산 정책의 방향을 모든 세대 삶의 질을 제고하고, 성 평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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