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남녀들도 전통적으로 고착화된 성역할을 연애와 결혼에서부터 과감히 벗어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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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리파이너리29 (Refinery 29)’에 최근 기재된 기사가 눈길을 끈다. 해당지의 칼럼니스트 에리카 스미스(Erica Smith)는 여성들이 전통적인 성역할(gender role)에서 벗어나 연애와 결혼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또 해야 함을) 어필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이 연애와 결혼 전반에 걸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많은 젊은 남녀들이 ‘청혼’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가부장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와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전통적인 성역할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2017년의 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에게 청혼하는 확률은 1퍼센트가 되지를 않았으나 2018년 말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336%가 증가한 수치가 되었다고 한다. 기자가 인용하고 있는 ‘더낫(The Knot)’의 편집장 로렌 케이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역할이 무너지고 여성이 남성에게 청혼을 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많은 남녀가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성역할을 무너뜨리며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성역할을 바꾸어가는 젊은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기자는 몇몇 젊은이들의 실제적인 케이스를 인용한다. 개인에 따라 사연과 상황이 다르지만,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먼저는 여성들이 전통적인 남성중심주의적인 성역할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는 각성이다. 남성도, 여성도, 동등한 ‘관계’를 지향한다면 어느 쪽이 누구에게 먼저 청혼을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연애와 결혼의 목적은 ‘사랑’이며 결혼으로 가는 서약을 누가 먼저 제안하는가가 단순히 성 역할에 머무르거나 남성 일방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할 근거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대체 왜 자신의 연인이 먼저 청혼하지 않는가를 초조하게, 때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여성이 주도적으로 청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자는 모든 여성들이 그들과 같이 할 수 있거나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자는 남성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가부장적이고 남성주의적인 청혼이 더 이상 당연시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주의적인 성향이 여전히 강한 한국 사회에서 해당 기사의 내용은 그저 낯선 남의 나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달성하기 힘든 미션’이 되어버린 현실, 그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젊은 남녀들도 전통적으로 고착화된 성역할을 연애와 결혼에서부터 과감히 벗어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 여성이 남성에게 “결혼해달라(Will you marry me?)”고 청혼하는 것, 승락을 얻은 뒤 기뻐하는 것(He said ‘YES!’), 무엇이 이상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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