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텅빈 공간, 그리고 그 공간 4면에 놓여 있는 의자, 그리고 그 공간을 비추는 한줄기 빛.. 강원도 속초 아바이 순대마을에 있는 조형물 소개글이다. 속초 아바이 마을은 6.25때 함경도에서 피난온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이 조형물은 북에 두고 온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 하는 그들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나는 그 조형물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해봤다. 4면의 객석과 텅빈 무대, 그리고 주인공을 기다리며 약하게 무대를 비추는 조명을 생각했다. 그 무대에 주인공이 등장하면 빛은 환하게 비춰지고, 4면의 객석은 관객으로 채워져 뜨거운 응원의 함성으로 뜨거울 것이다.

소리 없이 삶의 무대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어찌해야 할지 당황스럽고, 답답한 마음에 점점 무대에서 멀어지는 분들도 있고,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분들도 있다.

얼마 전 충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친구가 SNS로 지치고 답답한 마음을 전해왔다. 20여 년 동안 운영하던 주유소를 정리하고 공사장 일을 하던 친구는 긴 장마와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물류회사에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을 한다고 했다. 그 친구가 보낸 문장 한줄이 내 가슴에 깊이 새겨진다. “힘들고 어려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리 모두 힘들고 어려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질병이 아닌 변화를 두려워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꿈과 희망을 갖고 더욱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 질레트 면도기 창업자 킹 질레트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55세에 질레트 면도기를 창업했고, 커널 할랜드 샌더스도 1008번의 거절 끝에 1009번째 방문에서 드디어 자신의 요리법을 팔아 65세에 그 유명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을 창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처칠의 말처럼 비록 지금 현실이 어렵더라도 꿈을 품고 더 치열하게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우리 인생의 무대가 환하게 밝아지고, 수고와 노력에 보내는 뜨거운 환호성이 울릴 것이다.

꿈을 꾸는 치열한 삶은 그 열매가 있다.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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