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 엄마와 아기 195,751쌍 대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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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산후의 우울증 겪은 엄마의 아기는 부정적 성향 강해

출산 후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이 많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기혼 여성 90%가 산후우울감을 경험했고, 34%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 경험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응답자의 50%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출산 후 느끼는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이 많다 보니 당사자는 물론 주변에서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증상이 심해져서 크게 고생하기도 한다.

주산기(임신~출산후 1년 기간)의 엄마의 우울증과 불안이 아기의 사춘기까지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미국 CNN은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회지 <JAMA Pediatrics>에 실린 이 연구는 주산기 산모의 우울증 및 불안감과 임신~사춘기 기간까지의 사회-감성적인지적 발달과 언어운동적응적 행동발달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또한 우울증 및 불안감의 시기와 정신질환의 종류 그리고 아기의 나이와의 관계도 분석했다.

주산기 산모의 우울증과 불안감은 사춘기까지 아기의 사회-감성적 행동 발달의 결손(예를 들어, 또래 문제, 친사회적 행동의 결손, 애착 및 정서조절장애)과 적게부터 어느 정도까지(small-to-moderate)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는 아기에게 주산기는 경험한 적 없는 성장과 감수성의 시기이며, 이 시기의 경험이 엄마의 자궁 안에 있을 때부터 아이로 성장하는 기간의 발달을 변화시킨다고 언급했다.

연구에 따르면 산전산후의 우울증과 불안이 아기의 언어, 인지 그리고 운동발달의 결손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부정적 감정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내면화시켰고, 기질적으로 사춘기를 보내기가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의 임산부와 산모들의 우울증 위험 커져

그동안 주산기 동안 산모의 정신건강과 아기의 발달에 관한 연구들은 있었으나, 산모의 우울증과 불안감이 아기의 사춘기까지의 발달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지는 않았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임신기간 산모의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태아는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되고, 이로 인해 뇌기능의 변화와 혈액량산소량영양성분의 감소가 유발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엄마가 아기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해주는 신경인지적인 변화도 임신기간의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정신적으로 피로한 산모는 아기에게 빠르게, 조심스럽게, 배려깊게 반응을 못할 수 있고, 그 결과 엄마와 아기 사이의 애착(attachment) 형성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앨리슨 스투베(Alison Stuebe) 박사는 생후 1년간, 아기는 화가 났을 때 자신을 달래는 법을 모른다. 아기들은 힘들 때 보살펴주는 사람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주는가에 의지한다면서, “이렇게 보살펴주는 사람의 지지를 통해 아기들은 서서히 공포와 불만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국제산후지원단체(Postpartum Support Internationa)>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5~23%의 산모들이 임신기간 불안감을 경험하고, 15%는 출산 후에도 불안감을 느낀다. 15%의 여성들이 임신기간 내내 우울증에 영향을 받고, 15%는 산후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리고 빈곤에 처해 있거나 청소년 산모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에모리 대학 산부인과 과장인 드니스 제미슨(Denise Jamieson) 박사는 팬데믹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되는 결과라면서, “주산기 동안의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생활 스트레스와 사회적 지원의 부족 등인데, 현재 임산부와 산모들은 특히 이런 점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제미슨 박사는 이어서 이런 위험요인들이 엄마 뿐 아니라 아기에게도, 그리고 현재 뿐 아니라 사춘기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코로나19의 간접적 영향이 길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종종 무시되는 주산기의 어려움, 치료받지 못하는 여성들

엄마의 정신건강이 아기의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출산 전 아기가 겪은 일들과 출산 후 엄마와 아기의 상호작용에 달려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스투베 박사는 산모가 출산 후 부모로서의 역할로 전환하고 아기를 포함해서 커진 가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지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미국에서는 23%의 엄마들이 출산 후 10일 이내에 업무에 복귀한다. 미국은 유급 육아휴가가 없는 유일한 산업국가이다. 여성들은 출산 후 60일이면 메디케이드(Medicaid) 보험상 임신보장을 잃게 돼 우울증과 불안감에 대한 심리치료와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스투베 박사는 또한 부모가 보험적용이 안돼 이런 치료를 받지 못하면 휴직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아기들은 음식과 주거의 불안정성, 낮은 수준의 교육, 안전하게 놀 공간의 부족 등에 노출된다. 부모가 힘들면 아이들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선임저자인 호주 데아킨 대학(Deakin University)의 허치슨 박사는 자신의 기분이 우려되는 임산부와 산모들은 의사 또는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면서, “주산기의 어려움이 종종 무시된다. 많은 여성들이 임산부들은 기분이 처지거나, 피곤하거나, 걱정도 한다고 생각하면서, 또는 정신건강에 붙어다니는 낙인을 우려하여 도움을 찾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허치슨 박사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가족과 친구 또는 다른 임산부들과 함께 연결되어 있는 것은 산책이나 다른 운동, 독서, 친구들과 대화, 긴장이완 또는 단순히 잠을 자는 것 등의 즐거워지는 활동을 하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은 영국, 미국,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에서 수행한 191개의 연구에서 논의한 엄마와 아기 195,751쌍이다. 대상 여성들은 우울증 증상을 호소했거나 진단을 받았으며, 아기들의 발달에 관한 정보는 자가보고를 했다.

허치슨 박사는 이번 연구가 엄마들의 정신건강과 아기의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별적가족적사회적 요인에 관한 자세한 분석이 부족하다면서 추가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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