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범준
*사진-서범준

 

내가 사는 동네 북촌은 날씨 좋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지난 여름 북촌의 여름을 사진에 담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유난히 정겨운 모습의 커플이 눈에 들어와 사진에 담았다. 손 선풍기로 한낮의 더위를 식히며 양산을 같이 쓰고 가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8년 전 결혼할 때 아버지는 나와 아내를 부르셔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결혼 생활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얀 종이에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다 보면 서로 생각이 달라 많이 다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존중과 배려의 지우개로 서로의 다름을 지워가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언젠가는 함께 그린 그림이 아름답게 완성돼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젋은 시절 사랑은 눈으로 느끼고, 나이 먹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마음으로 느낀다고 했던가? 정말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겠지만, 눈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 쉽게 각자의 인생을 결정해 버리는 듯한 요즘의 세태가 안타깝다.

아내와 함께 그리는 그림이 완성됐을 때, 아내에게 한마디 하려 한다.

고맙소고맙소..늘 사랑했고, 미안했어요,,,!!” 라고. 물론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서범준 작가는 여행 사진작가 겸 크리에이터, 선우 여행팀 팀장으로 있다. 20여 년을 여행사에서 일하며 수많은 도시를 돌아다녔다. 사람, 자연, 도심의 빌딩숲, 미로 같은 골목길, 간판 덜그럭거리는 노포..혼자 눈에 담고, 마음에 두기 아까운 것들을 공유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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