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WE LOVE 아기 프로젝트』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일본에는 ‘1억 총 활약 담당 장관’이 있다. 아베 총리가 2015년 10월에 만들었는데,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해결을 담당하고 있어 ‘저출산 담당 장관’이라고도 불린다. 이 장관의 임무는 말 그대로 인구 1억명을 사수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것이다.

일본은 합계 출산율 1.43명(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함께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출생아수는 921,000명으로 감소하여 출생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1억총활약담당 장관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일본의 출산육아 친화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기사가 지난 20일 NHK 온라인 뉴스에 보도된 바 있어 이를 발췌 소개한다.

○ 아기가 울어서 애를 먹는 부모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달

돌을 막 지난 아기가 버스에서 자지러지듯 울기 시작했다. ‘어쩐다..내릴까?’ 아기 엄마가 망설이고 있을 때 옆에 앉은 할머니가 “이거 줘봐요..”하면서 눈깔사탕 1개를 손에 쥐어주었다. 그 사탕은 이런 의미였는지 모른다. “아기는 울어도 괜찮아요!”

아기 울음소리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특히 어떤 지적을 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하나 같이 “주위의 시선이 신경쓰여서 눈치가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자녀 양육 중인 부모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완화 시켜주기 위해 『WE LOVE 아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운동이 3년 전부터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귀여운 아기 일러스트레이션에 <울어도 괜찮아요!>라는 메시지가 첨부된 스티커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잘 보이는 곳에 붙여서 우는 아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부모에게 살며시 응원의 마음을 전달하자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곳은 웹뉴스 등을 다루는 동경 미나토구의 한 IT기업이다. 그 계기는 카페에서 한 여성이 혼자 컴퓨터로 업무를 보고 있었던 때의 일이다.

가까운 테이블에서 어린 꼬마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자, 엄마가 아이를 달래면서 주변에 계속해서 “죄송하다”고 했고, 그것을 본 여성은 눈짓으로 “저는 신경쓰이지 않아요.”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엄마는 오히려 그녀가 아기 울음 때문에 성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그녀의 뜻과는 반대로 “정말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볍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울음소리는 신경쓰지 않아요』라는 심정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스티커가 고안되었다고 프로젝트 담당자가 말했다.

출처: NHK온라인 사이트
출처: NHK온라인 사이트

○ 열차, 음식점, 영화관에서도 “울어도 괜찮아요”

그 이후 『WE LOVE 아기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사람과 자치체, 기업들이 늘면서 5월 20일 현재 프로젝트 홈페이지에는 개인이 4만1천여명, 단체는 200여개가 넘게 참여하고 있다. 스티커는 지자체의 시설창구와 기업이 운영하는 매장 등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담당자 무라이(村井)씨는 “열차, 버스, 음식점에서 아이가 울어도 『초조해하지 않아도 돼요!』.라는 배려가 확산되어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나가노현(長野県)은 공공교통기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자 현내 한 버스회사가 여기에 착안해서 < 아기가 울어도 “서로 이해” >라는 컨셉트로 3살 이하의 아이는 무료로 참가하는 도쿄 디즈니랜드 버스투어를 기획했다. 당일 3세 이하의 아이 6명을 포함하여 총 25명이 참가했는데, 큰 문제 없이 투어를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아기와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 마마영화관 >이라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데, 재작년에는 6개, 작년에는 8개의 영화관이 협력하였고, 올해는 그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치시(高知市)의 <츄타야 나카마마(TSUTAYA 中万々)매장>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작년 가을부터 매장 입구 선반에는 스티커가 비치되어 있다. 담당자에 따르면 “아직 남아 있습니까?”라며 스티커를 찾으러 방문하는 남성 고객들도 있어 조금씩 반응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출처: NHK온라인 사이트
출처: NHK온라인 사이트

○ 우는 아기는 과거 언젠가의 나 자신

“과자도, 장난감도 없는 ‘무방비’ 상태로 1살짜리 딸을 데리고 열차에 탔을 때의 일이다. 딸애가 갑자기 칭얼대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순식간에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차량 끝에 앉아 있었는데, 반대편 끝에 있는 사람까지 무슨 일인가 살피는 상황이었다. 점점 머리가 패닉상태가 되어 도중에 2번이나 내리면서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 눈앞이 캄캄했다.”

이런 경험을 말하는 50대 초반의 기자의 남성상사에게 그 이후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았다.

“열차가 비어있으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아기에게 “무슨 일이니?”라고 말을 걸고, 혼잡해서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웃어보이려고 하고 있다.“

울고 있는 아기는 과거 언젠가의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먼저 태어난 우리가 적어도 빙긋이 웃어주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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