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가진 소통과 융합의 능력은 디지털 경제에서 큰 가치 있어

○ 우리나라 AI 전문가 중 여성은 남성의 1/4인 22%에 불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학교에서 배워 알겠는데, 이후 언제 4차 산업혁명까지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대부분은 디지털, 5G,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용어는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듣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5G이다. 한국은 지난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이런 디지털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과 함께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e-비즈니스가 디지털 경제의 대명사다.

지난 5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AI시대 여성IT 戰士(전사)를 키워라’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송희경(자유한국당)의원은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 통계를 보면 출산과 육아기간인 30~34세 구간에서 M자형을 그리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대부분은 아예 다시 복귀하지 못해 L자형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면서 우수한 여성인력이 재능을 버리고 경력이 단절되는 국가적인 자산 손실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인재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인재확보가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면서도 ICT(정보통신기술)·SW(소프트웨어)분야 여성인력 배출 및 고용 비중은 낮은 수준이며, 남녀 임금 격차 역시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국내 SW산업에서 여성 종사자는 22.6%, SW전문기술인력은 19.6%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 AI전문가 중 여성은 남성의 1/4 정도인 22%에 그친다. AI 기술별, 직종별 성별 격차 큰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 여성은 디지털 경제에 꼭 필요한 능력 이미 갖추고 있어

독일의 사회학자 크리스티안 푼켄(Christiane Funken) 베를린기술대 교수는 디지털 경제 고용시장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푼켄 교수에 따르면 경제형태가 산업경제에서 지식경제로 바뀌면서 통합능력, 갈등해결 능력, 공감능력, 심리적 직감능력이 필요한데, 여성들은 이미 이런 능력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여성이 가진 세심함과 소통능력이 특히 AI 등 융합산업 분야에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융합과 다양성이 강조되는 디지털 경제에서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IT 분야를 비롯한 산업계 곳곳에서 여성의 뛰어난 역량이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 정기인사에서 윤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여성 부사장은 회사 설립 33년 만에 처음이다. 클라우드·스마트팩토리·AI와 애널리틱스·솔루션 등 4대 전략사업을 윤 부사장이 이끌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판단이다.

삼성SDS는 또한 블록체인센터장에 홍혜진 전무, 빅데이터 분석팀장에 이은주 상무가 기술 아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IBM 역사상 최초 CTO(최고기술책임자, chief technical officer)인 엄경순 전무, 한글과컴퓨터의 CTO인 오순영 전무,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한국 총괄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여성이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 디지털 여성 전문가 육성 나선 정부와 지자체

정부는 디지털 시대 여성 전문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3월 26일 인공지능(AI)·빅데이터·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에서 여성 인재 3000명이 배출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제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안'을 심의·확정한 바 있다.

이 기본계획은 여성과학기술인의 질적 성장과 과학기술 분야 양성평등 실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제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안
*제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안

일부 지자체에서도 여성 디지털 전문가 양성에 관심이 많다.

인천시는 지난 5월 10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인천대학교 정보기술대학과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전문 여성인력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생계 유지 차원의 일자리가 아니라 다양한 훈련과정을 통해 여성 인재양성을 통한 기업연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여성 전문가를 육성해나간다는 것이다.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은 관내 만18세~만39세 청년 미취업자 및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코딩전문가 양성과정’을 진행한다. 기본과정 및 심화과정으로 나뉘어 총 120시간(4개월)에 걸쳐 스크래치, 피지컬컴퓨팅(IoT), 앱인벤터, 교수법 등을 교육하며, 수료시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다양한 구직 및 창업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는 오는 6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OSMU(One Source Multi Use) 게임콘텐츠 기획자 양성과정을 진행한다. OSMU는 하나의 콘텐츠가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출판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돼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푼켄 교수는 기업들은 통합, 소통, 협력 등에 민감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여성들은 이런 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반면 남성들은 거의 모르거나 마지못해 배우려 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여성이 디지털 경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비록 전통적으로 남녀의 활동영역에 구분을 지었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 막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여성이 가진 소통과 융합의 강점을 활용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는 것은 디지털 시대가 여성에게 준 좋은 기회이다.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OSMU 게임콘텐츠 기획자 양성과정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OSMU 게임콘텐츠 기획자 양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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