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문화 다시보기7】 맞벌이, 맞돌봄, 맞살림
【결혼문화 다시보기7】 맞벌이, 맞돌봄, 맞살림
  • 윤지수 기자
  • 승인 2019.06.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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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벌면 육아와 살림도 같이 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 2019년에도 슈퍼우먼 신화는 계속된다?

#1. 2017년

6월 17일,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는 일명 「슈퍼우먼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맞벌이 시대는 왔지만 맞돌봄 시대는 따라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족 없는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고, 대한민국 여성들은 ‘슈퍼우먼’이 될 것을 강요받고 있다. 만인의 불행을 강요하는 고단한 삶을 바꾸어내겠다”는 것이 심상정 의원의 법안 발의 취지이다.

#2.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 여성 비중은 20.5%였다. 기업의 99%인 중소기업 여성근로자의 경우 경력단절 여성의 비중이 78.2%에 달해 대기업(54.8%), 공공기관(26.9%) 근로자에 비해 3배나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제도 등을 활용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입학기 자녀 돌봄으로 인한 2차 경력단절 등의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두 장면은 대한민국에 드리운 슈퍼우먼 신화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 왜 경단녀는 있는데, 경단남은 없는가?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44.6%로 나타났다. 두 가구 중 한 가구 정도는 맞벌이라는 것이다.

한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조사한 2015년 기준 한국 남녀의 하루 평균 가사 노동 시간은 여성 227분, 남성 45분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맞벌이 가정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2017) 조사에 따르면 아내 207분, 남편 58분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여성, 일명 경단녀는 있어도 경단남은 없는 나라, 맞벌이는 늘고 있는데 맞돌봄, 맞살림은 제자리 걸음인 나라가 2019년의 대한민국이다.

지난 4월에 열린 ’저출산·고령화 위원회 포럼’에서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청년 세대가 결혼을 ‘가족 위험(family risk)’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생계부양, 그리고 여성은 경력단절과 독박육아 등을 이유로 결혼을 위험요인으로 인식한다”면서 만혼이나 비혼을 성평등 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돌봄과 맞살림은 여성들의 일을 남성이 나눠서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맞벌이는 결혼이나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가족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는 것이고, 사회구조적으로 맞벌이가 아니면 일정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같이 벌면 육아와 살림도 같이 한다’는 인식 개선은 매우 중요하고, 또한 시급하다.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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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적용이 필수다

상당수 여성들은 출산 후 독박육아를 걱정한다. 이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안하는 것은 더 이상 개인의 선택으로 간주해서 어떤 평가를 내리면 안된다.

부부가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평등 가정에 대한 인식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인식적 측면과 함께 보다 강력한 제도의 적용도 필수다. 육아와 돌봄의 부모 공동책임을 제도화하고, 여기에 사회와 국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스웨덴 정부는 1995년 ‘아버지의 달’을 도입하면서 부모의 육아 휴직 가능 기간인 16개월 동안 최소한 2개월은 아버지가 의무적으로 휴가를 내도록 했다. 그 결과 남녀 간 임금 차별과 고용 차별이 개선되고 출산율도 높아졌다. 스웨덴은 합계출산율이 2017년 기준 1.88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봐야 하는 건 의무 조항이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적용이 없으면 사문화될 가능성이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9만9199명) 중 남성이 1만7662명(17.8%)이다. 최근 여성 고용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2019년 4월 기준 57.5%로 2000년(48.8%)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를 남성 육아휴직 증가와 연결시키는 건 비약일까.

서울시는 지난 5월 31일에 '맞돌봄, 맞살림'을 주제로 한 워크샵을 진행했다. 여기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한다고 하는데, 어떤 제안들이 발굴될지 관심이 쏠린다.

[세종실록]에는 세종이 직접 명을 내려 서울 밖 공공 기관에 소속된 노비가 출산을 했을 시 백일 동안 휴가를 주게 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남편에게는 전혀 휴가를 주지 않고 그전대로 일을 하게 해 산모를 구호할 수 없게 된다. 부부가 서로 돕는 뜻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이따금 목숨을 잃는 일까지 있어 진실로 가엾다 하겠다. 이제부터는 사역인의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도 만 30일 뒤에 일을 하게 하라.

 

【서울-웨딩TV】 윤지수 기자 paula.y@wedd.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