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 코로나19로 육아 도움 없어 우울감 커져

*pixabay
*pixabay

생후 7개월 된 딸을 수시로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외국인 엄마가 구속됐다.

2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양육 스트레스가 컸고, 육아를 도와줄 부모님이 코로나 때문에 입국하지 못해 우울감이 더 커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임신한 상태로 201911월경 우리나라에 입국했고, 지난해 8월 출산했다. 당초 아시아권 국가에 있는 A씨의 부모가 육아를 돕기로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출국이 제한되면서 결국 A씨 혼자 딸을 돌봐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남편과 원만한 사이였지만, 남편은 야근이 잦아 육아를 제대로 분담하지 못했다. 더구나 한국말이 서툴러 남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7개월 넘게 이어진 독박육아 스트레스는 결국 딸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져 A씨는 오줌을 싼 뒤 칭얼대는 딸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급기야 몸무게가 7밖에 되지 않는 딸을 머리 위로 들어 집어 던졌다.

이로 인해 A씨의 딸은 좌뇌 전체와 우뇌 전두엽, 뇌간, 소뇌 등 뇌 전체의 75% 이상 광범위한 손상을 입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딸을 던진 횟수와 강도 등으로 미뤄 범행의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된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30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씨 사건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결혼이민여성이 주변과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아기를 양육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201912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의 4.9%가 외국인이다. 보통 이 비율이 5% 이상이면 다문화사회로 분류한다. 2019년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내 출생은 출생자는 17939명으로 100명 중 6명이 다문화자녀였다.

그만큼 다문화가정과 이들의 출생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출산 및 육아,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 많다.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 감면, 같은 국적의 산후도우미 파견, 아이돌보미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고,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 출산교실을 운영하는 지역 보건소, 병원, 기업도 있다.

각 가정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찾아 이용할 수 있다면 낯선 한국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어려움이 조금이나마 덜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웨딩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