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낳지 않은 아기들은 영원히 태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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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0.84명으로 집계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까지 떨어져 OECD 평균 1.63(2018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33000명이나 많아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현상도 일어났다. 이렇게 고령화와 저출산, 거기에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져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혼인출생건수가 폭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의 저출산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두드러지는 현상이지만, 이제 저출산은 인구 대국인 중국과 미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결혼인식의 변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기존의 요인 외에 코로나19 확산이 젊은이들을 결혼과 출산으로부터 등 돌리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pixabay)
중국의 만리장성(pixabay)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인구는 141178만명이라고 11일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10년 단위로 진행하는 인구 센서스를 통해 공식집계 한 수치인데, 2010133천만 명이었던 중국 인구는 10년 동안 7000만명 증가했다.

문제는 출산율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200만 명으로 전년(1465만명)보다 약 265만 명 감소했다. 이는 1961년 이후 최저치다. 또한 20191.7명이었던 합계 출산율도 지난해 1.3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이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를 내주는 것도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엔은 2017년 보고서에서 인도가 2024년 경에 세계 인구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2020년 기준 138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 마스크를 쓴 미국의 자유여신상(pixabay)
코로나 마스크를 쓴 미국의 자유여신상(pixabay)

미국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인구 3위 국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출생아 수는 360만명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이는 197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미국의 출생률은 6년 연속 감소했으며, 가임 여성 1000명당 출생아수는 55.8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학자들은 출산감소,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데드 크로스그리고 이민감소 등이 이미 미국의 인구성장 속도를 늦춰왔는데, 코로나19 확산이 이런 추세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질수록, 그리고 그로 인한 소득감소가 지속될수록 코로나19로 많은 커플들이 낳지 않은 아기들은 영원히 태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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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IA가 지난 달 발간한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총출산율은 1.09명으로 조사 대상 227개국 중 226위로 예상됐다. 프랑스(2.04), 영국(1.86), 스페인(1.51), 독일(1.48), 이탈리아(1.47) 등으로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지난 225일 프랑스의 출생율이 기록적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출생아 수는 539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62180명보다 13% 줄었다. 봉쇄기간에 베이비붐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이번 결과는 코로나19라는 보건위기가 출생율에 미친 영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프랑스의 출생율은 지난 몇 년간 계속 감소해왔는데, 이번 수치는 그 정도가 큰 것이다. 프랑스에서 이렇게 출생율이 하락한 것은 베이비붐이 끝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대확산 속에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으로 2세 계획을 미루는 커플들이 많고, 프랑스 출생아 수의 3%를 차지하는 인공수정 클릭닉들이 지난해 3~5월 봉쇄기간에 문을 닫았다는 것도 출생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또 봉쇄조치로 싱글 남녀들이 파트너를 만나기 어려워졌고, 특히 여성들은 휴교와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육아와 가사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도 출생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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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같이 발달된 정치사회 체제를 갖춘 국가들은 그나마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고, 회복력도 빠르지만, 이미 출생율이 낮거나 지원제도가 약한 국가들은 코로나10로 인해 뚜렷한 출생율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 한 예가 유럽의 대표적인 저출산 고령화 국가인 이탈리아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이 발생한 이탈리아는 잔혹한 1차 및 2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그 여파로 지난 해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8%나 급증했다. 그리고 실업률은 지난 해 9.4%에서 올해는 1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탈리아 국립통계청(I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1차 세계대전 시기인 1918년 이후 최저치였다는 2019년의 1.29명보다 더 떨어졌다.

이런 심각한 저출산에 대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적 문제와 불확실성이 악화됨에 따라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지안 카를로 블란지아르도(Gian Carlo Blangiardo) 통계청장은 최근의 공포 및 불확실성의 분위기와 물질적 어려움의 심화는 이탈리아 부부들의 임신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여성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짊어졌다. 팬데믹 이전에도 노동가능 여성의 절반이 안되는 여성들만이 직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임신을 하게 되면 육아시설의 부족과 경직된 노동제도로 인해 일과 가사를 함께 하기 어려워 직장을 그만뒀다.

성 불평등과 직장 및 육아서비스의 부족으로 출산과 육아가 힘든 상황에서 코로나19는 그 심각성과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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