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과 무지로 아기를 ‘죽이는’ 니제르

진료를 기다리는 니제르의 엄마와 아기들(출처-르몽드)
진료를 기다리는 니제르의 엄마와 아기들(출처-르몽드)

지난 4월 발간된 유엔인구기금(UNFPA)‘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내 몸은 나의 것(My Body Is My Own)’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이 가장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니제르(6.6)로 이곳 여성들은 평균 7명 가까운 자녀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니제르는 세계에서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2010년 기준)으로 UNDP(유엔개발계획)의 보고서에 나와 있고, 세계에서 영유아 사망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5세 미만 영유아의 45%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심각한 상황은 모유수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초래한 결과다.

르몽드에 따르면 니제르에서 배타적 모유수유(생후 6개월까지 아기에게 모유만을 먹이는 것)를 하는 비율은 20%밖에 안 되며, 엄마들의 절반이 아기에게 물을 준다. 물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영양실조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 걸쳐 모유수유 캠페인을 진행하는 ‘Alive and Thrive’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매년 약 12,000명의 니제르 아기들이 사망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니제르(Niger)의 수도 니아메(Niamey) 북쪽에 위치한 얀탈라(Yantala) 지역의 한 보건소에서 배타적 모유수유 교육이 진행됐다. 12명의 여성들이 갓난아기를 안고 참석했는데, 아기에게 모유만을 먹인다는 것을 이들 대부분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더운 기후라서 아기에게 물을 먹이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는 한 엄마의 걱정에 보건소 직원은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충분한 양의 물이 포함돼 있다. 배타적 모유수유는 아기들이 병에 걸리는 것을 피하게 해주고 빨리 자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엄마들은 모유의 88%가 물이며, 무엇보다도 모유에는 아기들의 영양공급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 미네랄염, 무기질 그리고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니아메 1지역의 의사 마리아마 살룸(Mariama Saloum)은 빈 분무기를 들고 설명했다. “이것이 아기의 위장이다. 위장은 생후 6개월까지 커지지 않는다. 여기에 물을 채우면 다른 것이 들어갈 공간이 없다. 그러면 아기는 영양실조가 시작된다.”

니제르 유니세프의 영양전문가 크리스틴 칼리기르와(Christine Kaligirwa)“6개월 미만의 아기에게 물을 주면 아기들이 연약해지는데, 심지어 물이 오염되어 있으면 설사병을 일으키고, 이것이 영양실조의 주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배타적 모유수유로 5세 미만 아기들이 앓는 설사병의 거의 절반과 호흡기감염의 1/3을 예방할 수 있다.

몇주 전 태어난 둘째 아기에게 배타적 모유수유를 했던 25세의 라시다 이누사(Rachida Inoussa)나이든 여성들은 아기가 빨리 자라길 원하면 물을 주고, 힘을 키우고 싶으면 내가 먹는 음식을 맛보게 해야 한다면서 나의 선택을 비난한다. 나는 아기에게 모유만을 먹였고, 아기는 튼튼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니제르에서는 중탄산염과 소다에 식물의 즙을 섞은 전통의약품을 아기들에게 주기도 한다. 또 대추야자 열매의 물이 갓난아기의 첫 번째 음식이어야 한다는 관습도 있다. 의사 살룸은 일부 관습은 보건소 직원들에 의해 몰래 행해지기도 한다. 관습이 변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니제르는 2022년까지 배타적 모유수유의 비율을 35%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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