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중 8명이 사회활동 하고,

아빠가 육아휴직 하는 게 당연한 나라

ⓒ웨딩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자료 : 세계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웨딩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자료 : 세계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 일하는 여성 많은데도 출산율이 높은 데는 이유 있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지난 10일 ‘스웨덴 인구정책에서 찾는 한국 인구문제 해법’, 그리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제시한 ‘스웨덴 제조업 혁신 이니셔티브(P2030) 동향과 국내 시사점’ 등 ‘스웨덴 정책모델’ 설명자료 2건을 발표했다.

특히 전경련은 우리의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와 관련해서 스웨덴의 인구정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우리보다 일찍 겪었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들에서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산업화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고, 194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적으로 몹시 어려웠다.

이랬던 스웨덴은 1930년대부터 40년간의 좌파 사민당 집권기에 본격적으로 변모했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당시 사민당은 우파가 제시한 ‘국민의 집’ 모토에서 복지의 개념을 정립시켰다는 것이다.

즉, 우파, 좌파, 야당, 여당을 따지지 않고, 국가를 위해서는 받아들일 건 받아들인다는 정부의 확고한 개혁의지가 오늘의 스웨덴을 만든 단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스웨덴은 2018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76명으로 프랑스, 덴마크와 함께 유럽의 출산강국 ‘빅3'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스웨덴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스웨덴의 여성의 사회참여율은 79.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성 10명 중 8명은 사회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출산율이 높다는 것인데, 여성이 육아를 거의 도맡아서 하기 때문에 경단녀가 유독 많은 우리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출산과 양육 인식과 제도적인 측면을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출산은 여성이 하지만, 가정에서는 부모가 함께 자녀를 돌보고, 아이를 사회와 함께 키운다는 공적 돌봄개념이 자리잡은 나라가 바로 스웨덴이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 여성과 노인의 활발한 경제활동이 출산강국, 경제성장 불러와

스웨덴은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휴가제를 도입했는데, 이는 아버지의 돌봄권리를 법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후 1994년 ‘아빠의 달’이 도입되었다. 이로 인해 스웨덴의 아빠는 부모 휴가 중 의무적으로 3개월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1980년에 아동 및 청소년(15-20세)의 사회적 돌봄과 정부의 돌봄 의무 강화를 명시한 ‘사회서비스법’이 개정되었다. 현재 스웨덴의 사회적 돌봄 지원은 1세-12세까지이며, 어린이집, 가정탁아, 자유유치원, 방과후학교, 패밀리홈, 일시보호소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스웨덴은 이미 2014년에 고령인구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우리는 고령화 사회를 얘기할 때 젊은 세대 몇 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이는 노인의 경제활동을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스웨덴의 경우 오히려 노인의 경제활동을 적극 장려해 현재 55~64세 고용률이 78%에 이른다고 한다.

스웨덴의 경제성장률도이 지난해 2.4%로 EU 28개국 평균(2.0%)보다 높았던 이유도 이처럼 여성과 노인층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 즉 고령화 속도는 2000년 대비 우리나라가 93.71%로 세계 1위이고, 그것도 2위 일본(59.25%)을 크게 앞질렀다.

그럼에도 우리의 정책 대응과 제도 개선은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한국의 고령화는 향후 30여년간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30년 후에 한국은 최악의 고령화 위기를 맞이할 것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 정부의 일관된 정책 추진과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관건

독박육아나 경단녀가 없는 나라, 일하는 노인이 많은 나라, 스웨덴 거주자 10명 중 1명이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진 이민자의 천국, 이것이 출산 강국이자 복지 천국 스웨덴의 비결이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스웨덴을 벤치마킹할 수는 없다.

스웨덴의 출산율이 높아진 것은 “저출산이 심각하니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이 있어서 아이를 한명 낳으려다가 둘을 낳고, 둘을 낳으려다가 셋을 낳은 게 아니다.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차별이 없고, 양육의 부담이 적고, 아이를 키우는 데 국가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자녀 1명을 대학까지 보내는 데 몇억이 들고, 결혼비용이 몇억이고, 조기 퇴직 후에 일 없이 몇십년을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덜컥 스웨덴식 정책모델을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 스웨덴에 남성에게는 아내를 채찍질할 권리가 있었고, 이것이 1865년에야 폐지되었을 정도로 남녀차별이 매우 심했다거나 우리와 마찬가지로 여성이 전적으로 육아를 맡아서 하는 게 당연시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과 같은 천지개벽할 변화가 우리라고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단, 정파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 추진과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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