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지가 비쌀수록 이혼율이 높다?

출처 : https://pixabay.com/
출처 : https://pixabay.com/

 

한국에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혼 그 자체에 대한 준비보다는 결혼식 준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2-30년을 별개의 개인으로 있던 남녀가 부부로 맺어진다는 것은 큰 도전이고, 관점에 따라서는 모험일 수도 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심리적인 불안감,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를 겪는 남녀가 많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Holmes와 Rahe가 평가한 ‘생활사건의 스트레스 정도 순위’에서 결혼은 7번째였는데, 실직이나 은퇴보다 더 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결혼은 인생에서 큰 사건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결혼문화는 갈등요인이 많아서 결혼을 더 큰 사건으로 만들어 버린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혼수 갈등이다. 혼수 못지않게 문제가 되는 것이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보낸다는 ‘예단비용’이다.

최근 5년간 결혼과정에서 갈등이 늘어난 항목 중에 예물과 예단 문제가 1, 2위였다.

ⓒ 웨딩TV(http://wedd.tv/)
제공 ⓒ웨딩TV(http://wedd.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결혼 갈등 항목들의 공통점은 허영이나 체면과 관련된 지출이고, 양가의 입장이 얽힌 지출이라는 것이다. 이는 가족주의와 체면문화라는 한국적인 정서가 결혼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물이다.

미국에서 3000명의 기혼자를 대상으로 커플의 이혼 요인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결혼반지가 비쌀수록 결혼 생활 기간이 짧았다고 한다. (Economic Inquiry Vol.53, No,4, October 2015)

특히 2000달러 이상의 반지를 선물한 경우 이혼 확률이 높았는데, 남성의 경우 반지 가격이 2000-4000달러인 사람이 500-2000달러인 사람보다 이혼의 위험도가 1.3배 높았다고 한다.

지나치게 높은 결혼비용은 결국 경제적 부담이 되어 부부 관계에서 갈등요인이 된다고 논문은 분석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이뤄진 조사결과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한국은 특히나 결혼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이므로 그 양상은 비슷하다.

결혼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혼식 문화가 바뀌어야 결혼으로 인한 피로도를 줄이고, 이혼율을 줄이고, 나아가 결혼포기자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웨딩TV】 윤지수 기자 paula.y@wedd.tv

 

저작권자 © 웨딩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