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한 재단이

전통산파들에게 출산키트 권고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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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지리아는 임산부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7 세계인구현황보고서’를 인용, 북한의 모성사망률이 신생아 10만명당 82명으로 2008년 10만명당 77.2명보다 더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 비율은 남한의 11명보다 약 8배 높은 것이다.

2012년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모성사망의 원인은 산후출혈(49%), 분만에 의한 패혈증감염(15%), 임신성고혈압(13%) 등이다. 또한 임산부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결국 모성사망은 해당 국가의 의료수준, 생활환경, 영양상태 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남수단, 라오스, 파키스탄 북서부 오지 등은 모성사망률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세계 전체 모성사망의 19%(세계은행과 유엔산하기관과의 2015년 공동보고서)를 차지할 정도로 임산부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이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Le Mond)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매년 85명의 여성이 임신 또는 출산 후 사망하는데, 나이지리아는 그 수가 2018년 한해에만 무려 5만8천명(하루 159명)이나 된다.

나이지리아의 모성사망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비위생적인 전통분만 방식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여성들은 집에서건, 분만센터에서건 소독되지 않은 장소에서 분만을 하는 게 현실이다.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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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키트가 분만시 위험 줄여줘

르몽드가 소개한 오툰바 오둔탄(Otunba Oduntan)라는 산파의 분만술은 보건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나이지리아에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만방식이다.

오툰바는 진통이 시작된 산모를 제실(祭室)의 나무 의자에 앉힌 후 접시에 조개껍질을 던져 그 배열을 통해 해산할 때가 되었는지 신의 계시를 받는다. 분만 전에 이런 종교의식을 행하는 이유는 “모든 의학적 합병증으로부터 산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믿음에서다.

그의 분만센터의 분만실에는 의료기구 없이 가죽침대 1개와 철제선반 1개가 있을 뿐이고, 이곳에서 20여명의 환자들을 한꺼번에 임신기간 내내 관리하고 있다고 르몽드지는 전했다.

“전통산파들은 자격이 없다. 어떤 이들은 읽고 쓸 줄도 모르고,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데피쥐 제이에바(Adepuju Jaiyeoba)는 나이지리아의 임산부들을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려고 발벗고 나섰다. 그녀는 한 친구의 죽음 이후 2011년 브라운버튼 재단(Brown Button Foundation)을 설립한 후 <출산키트(kit de maternité)>를 만들어서 나이지리아 전역에 배포하고 있다.

이 키트에는 쿠션 한 개, 살균비누, 점액추출기, 소독제, 그리고 살균된 십여개의 물품들이 들어있다.

아데피쥐는 생산 및 운송비용을 낮추어 키트 1개당 약 5,600원에 산파들에게 제공하는데, 산파들은 이것을 환자들에게 판매한다. 5년 만에 출산키트 52만 상자가 345개 커뮤니티에서 사용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모성사망률이 2000년-2015년 기간에 30% 감소했다. 병원진료의 개선과 병원선택을 격려하는 공공정책의 결과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이지리아인들은 전통분만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을 회피하고 있다.

아데피쥐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오직 신만이 자신들을 출산의 위험에서 보호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여성들은 전통 분만을 선택한다. 악순환이다.”라고 말했다. 출산키트가 조용히 무너뜨릴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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