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정악화로 해외 여성⦁아동 원조 축소

나이지리아의 국내난민캠프 여성들(출처-더 가디언)
나이지리아의 국내난민캠프 여성들(출처-더 가디언)

난민 캠프 여성들에게는 해외 지원 절실

영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로 해외 원조 규모를 축소한 바람에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네팔 등 극빈지역의 아동과 여성 지원프로그램 운영에 차질이 빚어져 우려를 낳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지원으로 진행되던 여성권리, 소녀교육, 임산부영유아 보건 프로그램 등이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비영리 여성지원단체인 위민 인터내셔널(Women International)’은 영국의 원조를 받아 나리지리아 바우치(Bauchi)주에서 여성 권리프로그램(female empowerment programme)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많은 여성들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으로부터 도망쳐 국내난민(IDP, internally displaced people) 캠프에서 열악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위민 인터내셔널의 나리지리아 여성담당관인 부콜라 오니쉬(Bukola Onyishi)보조금을 받게 돼 행복했다. 바우치 지역은 (보조금이) 필요한 지역이었다라고 말했다.

준비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오니쉬와 동료들은 지역원로들에게 프로그램의 가치를 설득시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뿌리 깊은 가부장적 믿음에 부딪혀야 했다. 그러나 12개월의 프로그램을 시작해서 선발된 1,200명의 여성들에게 기본적인 인권부터 산술능력과 사무능력까지 모든 것을 가르쳤다.

첫 해의 성과는 인상적이었다. 아무 것도 없던 여성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62%가 국제빈곤기준인 최소 1.9달러(한화로 약 2,200) 이상의 일급을 받는다고 보고했다. 참석자중의 한 사람인 나라투(Saratu)는 자신의 블로그에 프로그램을 시작할 당시 내게는 소득 수단이 없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극빈 소녀들을 위한 재정 지원도 삭감돼

그러나 올해 봄에 나쁜 소식이 왔다. 영국정부의 해외 원조 축소로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이 조기에 중단된다는 소식이었다. 이제 오니쉬는 자신이 (교육을) 약속했던 사람들에게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말해야 했다.

오니쉬는 이 일을 한 지 20년 만에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보리스 존슨 영국종리에게 통계치 뒤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결정이 수백만 명의 생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컨선 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는 세계 최극빈 지역의 사람들이 기아와 맞서 싸우며 그들 스스로 삶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국제 인도주의 기구다. 이 단체의 영국지부 대니 하비(Danny Harvey) 대표는 “(지원금 축소는) 오래 지속될 것 같다. 지금처럼 많은 도움이 필요한 때에 이상한 일이다라면서 작년에 유엔은 충분한 먹거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18%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인도주의적 재정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과 기후변화, 특히 코로나19로 기아가 증가했다. 그런데 영국이 원조를 축소하겠다고 했다. 이는 글로벌 영국의 책임있는 메시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어린이들(출처-더 가디언)
콩고민주공화국의 어린이들(출처-더 가디언)

G7 정상들은 2026년까지 추가로 4천만명의 소녀들이 교육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자선단체 스트리트 차일드(Street Child)’의 톰 대넛(Tom Dannatt) 대표는 콩고민주공화국과 네팔에서 운영해온 소녀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지원이 축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이 없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들은 극빈한 상황에 처한 소녀들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G7) 결국 왼손의 것을 오른손으로 옮기면서 그런 선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4개의 프로그램에 대해 약 1백만 파운드(한화로 약 157천만원)의 재정지원을 잃었다.

대넛 대표도 위민 인터내셔널의 담당자인 오니쉬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온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에 민감하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를 매우 의심쩍게 보아왔다면서이제 그들은 처음부터 당신들을 믿지 않았지라며 등을 돌릴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임산부영아 보건지원 취소로 많은 여성들 죽어갈 것

주로 국내실향민들인 임산부와 영아들의 보건개선을 위한 250만 파운드(한화로 약 392천만원)의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아프리카의 소말리랜드(Somaliland)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과거 영국보호령이었으나 1991년 소말리아로부터 일방적으로 독립한 이 지역은 모성사망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누라 에이디드 이브라힘(Nura Aided Ibrahim)은 이번 달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이 프로그램에 큰 희망을 걸고 있었다.

비영리단체인 커뮤니티 챔피언즈(Community champions)’가 국내 난민(IDP) 캠프를 방문해 임신위험징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가까운 보건센터를 알려줄 계획이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NHS)의 의료진들이 지역 병원의 동료들과 산과적 응급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에 대한 진료를 지원할 예정이었다.

열대보건교육신탁(Tropical Health and Education Trust)’의 지역 담당관인 이브라힘은 우리는 매우 흥분해 있었다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소말리랜드의 모성사망율을 낮춰주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압박이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지만 소말리랜드는 보건시스템이 취약하고 기본적인 보건시스템도 원조에 의지해야 하는 나라라면서 매우 안타깝다. 계획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많은 여성들이 죽어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영국 외무영연방부(Foreign, Commonwealth & Development Office)의 대변인은 팬데믹이 영국 경제에 미친 엄청난 영향으로 재정원조를 일시적으로 축소하는,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영국은 올해에 100억 파운드(한화로 약 157천억원) 이상을 원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민 인터내셔널 나이지리아의 오니쉬는영국 외무부, 영국 시민들, 그리고 귀 기울여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바우치 지역의 여성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과거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앗아가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약속을 지켜주세요이다라고 호소했다.

유엔은 G7국가들이 국민총소득의 0.7%를 공식발전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 지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국은 2013년에 이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2020년에 영국은 G7 중에서 그 목표를 달성한 국가 중 하나였다. 영국은 팬데믹의 경제적 영향을 이유로 잠정적으로 그 목표를 0.5%로 낮췄다. 그리고 이는 적자 없이 일상적 지출을 할 수 있고 부채가 감소할 때까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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