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파업이 적은 나라에서

왜 전국적인 여성파업이 일어났나?

○ 남성보다 임금도 적고 보호도 덜 받는 스위스 여성들

수만명의 스위스 여성들이 거리로 나왔다. 스위스 전역에 여성들의 구호와 외침이 울려퍼졌다. 지난 14일, 금요일에 벌어진 일이다.

독일 일간지 짜이트(Die Zeit) 온라인에 따르면 이날 수도 베른을 비롯해 바젤, 취리히, 로잔, 제네바 등 스위스 전역에서 여성들은 남성과 동일한 임금, 그리고 완전한 양성평등권을 위해 시위를 벌였다.

베른에서만 한낮까지 약 1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점심시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었고, 국회는 15분간 정회를 했다. 스위스 국방장관인 비올라 암허드(Viola Amherd)와 여성계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잠시 이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취리히에서는 여성들이 거대한 장밋빛 클리토리스를 손수레에 싣고 도시를 누볐고,바젤에서는 여성해방의 상징인 말아쥔 주먹이 제약대기업 회사 빌딩 꼭대기에 투영되기도 했고, 로잔에서는 일부 여성들이 자신의 브래지어를 태우기도 했다고 짜이트 온라인은 전했다.

파업에 참가한 취리히 여성들 (*출처: ZEIT ONLINE)
파업에 참가한 취리히 여성들 (*출처: ZEIT ONLINE)

○ “보다 많은 시간, 보다 높은 임금, 보다 많은 존중”

스위스 여성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평등한 임금 외에도 가사와 양육에 대한 존중과 이에 대한 노동의 공정한 분배, 그리고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이 보다 잘 배분되도록 노동시간의 단축을 요구했다. 그밖에 낙태와 피임은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전국적인 여성파업은 1991년 6월 14일에 처음 있었다. 당시 50만명의 여성들이 일을 내려놓고 시위에 가담하였다. 그 10년 전에 양성평등이 스위스 헌법에 명문화되었다.

하지만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남녀 차별적인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다시 여성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짜이트 온라인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평균적으로 여성의 소득은 남성의 소득보다 2016년 기준 18.3%(연방통계국) 낮다. 또한 동일한 능력의 남녀에 있어서 8%의 소득격차가 있다고 국가통계청은 보고했다.


○ 스위스 여성들은 거리로 나왔는데, 더 열악한 처지의 한국 여성들은?

그렇다면 한국 여성들의 상황은 어떨까? OECD가 발표한 ‘2016년 성별 임금격차’를 보면 한국은 36.7% 적은 것으로 나타나 OECD 회원국 중 1위였는데, OECD가 성별임금격차 통계를 발표한 2000년 이후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일본(25.7%)과 10%p 이상 차이나고, OECD 회원국 평균(14.1%)을 크게 웃돌고 있으니 한국 여성들이 얼마나 큰 차별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웨딩TV - 저출산 문제를 고민하는 방송 ,건강한 결혼문화를 선도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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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노동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일명 ‘남녀고용평등법’이 생긴 지 30년(1987년 12월 4일 제정, 1988년 4월 1일 시행)이나 됐다. 그런데도 한국 여성들의 열악한 처우는 법의 현실적인 적용이 미흡하고, 뿌리깊은 남녀차별 의식 등 한국적인 특수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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