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는’ 게 아니다, 부부가 협력하는 것

뉴스 해설자로도 잘 알려진 키무라 소타 교수(출처-유튜브)
뉴스 해설자로도 잘 알려진 키무라 소타 교수(출처-유튜브)

일본은 성역할에 보수적인 편이라 아내는 살림과 육아를 하고, 남편은 바깥일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육아나 가사분담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헌법학자이자 도쿄도립대학 교수인 키무라 소타(木村草太, 41)씨도 결혼 초반에는 이런 전형적인 일본 남성 중 한명이었다. 가사와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 중심의 생활을 해오던 소타 교수는 어떤 일을 계기로 스스로의 역할 의식을 고치게 됐다.

아사히 신문은 가사와 육아에 소극적이었던 소타 교수로부터 이쿠맨(육아하는 남성)으로 변모한 사연, 그리고 육아와 집안일을 하면서 깨달은 점 등을 들어봤다.

올해로 결혼 15년이 된 소타 교수는 자녀가 2명 있는데, 첫째가 태어날 때까지만 해도 가사와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첫째가 태어난 지 2달 쯤 됐을 때, 아내가 어떤 결혼풍경이라는 스웨덴 영화 얘기를 꺼냈다.

그 영화는 부부가 이혼하는 내용이었는데, 소타 교수는 아내가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느꼈고, 지금까지의 생활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힘들어 하는구나,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큰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가 이혼을 생각하지 않도록 가사와 육아를 해도 업무의 효율을 재고하면 외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소타 교수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고, 아내와 눈을 맞추고, 이런 것들이 가정생활을 확실히 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런 생활은 소타 교수의 연구에도 영향을 줬다. 이전에는 순수이론 같은 것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학부모회 강제가입이나 아이들의 인권 등 생활과 결부된 주제를 생각하게 됐다.

일본 헌법 24조에는 혼인은 양성의 합의에만 기초해 성립되며, 부부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상호협력에 의해 유지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되어 있다.

소타 교수는 “(결혼의) 출발점에는 가정생활에 있어서 여성의 권리확립이 있다. 이 점이 잊혀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어제까지 상냥하던 아내가 갑자기 이혼을 말했다라고 말하는 남성도 있지만, 그것은 남편의 얘기일 뿐이다. 아내는 본심을 말하지 않아 평온해 보일 뿐,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소타 교수가 많은 남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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