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환한 어제의 오늘-2006년 9월 17일

초등 6학년 체육교과서 중 응원단은 모두 여자, 심판, 감독, 선수들은 모두 남자로 그려져 있다(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초등 6학년 체육교과서 중 응원단은 모두 여자, 심판, 감독, 선수들은 모두 남자로 그려져 있다(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6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 실린 내용 중 일부다. ‘아버지는 돈을 벌어 가정을 이끌고어머니는 가족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나라의 안정에도 중요하다.’또 중학교 2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바빠서 집안이 엉망이 되곤 한다는 구절이 있다.

2개의 서술처럼 남녀 간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교과서에서 퇴출된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학생들이 저출산·고령사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초중고교의 사회, 실과(기술·가정), 도덕 교과서 등을 개정해 20072월에 수정된 교과서를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행 교과서는 가사노동에 대한 삽화는 모두 여성으로 묘사돼 있거나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로 출산율이 감소한다는 등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에 따라 일하는 엄마, 가사 돌보는 아빠’, 남녀가 함께 가정직장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을 제시하는 등 남녀 간 성역할 분담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화하기로 했다.

 

1954년에 시작된 1차 교육과정부터 현재 초·중등학교에 적용되고 있는 7차 교육과정까지 교과서 속 성역할의 변화를 보면 여성의 출연비율이 점점 늘고 있기는 하나 경제활동 영역에서 남성=생산자, 여성=소비자의 전통적인 성역할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직업활동 영역에서는 남성이, 반대로 가사활동 영역에서는 여성이 더 많이 출현하고 있다.

2017년 한국양성평등교육연구원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반영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모니터링한 결과 전 학년 교과서의 삽화, 이미지, 표현 등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초등 1~2학년 교과서에는 생계부양자는 남성, 아픈 아이를 간호하거나 아이의 병원진료를 돕는 사람은 여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직업에 대한 묘사에서도 은행원, 사서, 급식배식원은 모두 여성으로, 기관사, 과학자, 기자 등은 모두 남성으로 그려졌다.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서 아들의 간식을 챙기는 인물은 어머니로 설정돼 있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사람은 여성이다. 반면 사회교과서 중국제 하천 이용·해상 교통로를 둘러싼 갈등의 삽화에서 각 국가를 대표하는 5명은 모두 남성으로 그려져 있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초등학교 1, 2학년 교과서, 2018년 초중 3,4학년, 고등학교 교과서를 모니터링 한 결과 요리하는 역할은 주로 여성, 여성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존재, 국가의 대표 혹은 외교 협상을 하는 인물은 남성, 장애인이 나오지 않는 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성별에 따라 특정성향을 갖거나 행위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돈 버는 아빠, 살림하는 엄마'는 교과서에서 퇴출되지 않았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채 정형화된 남녀 성역할을 주입시키는 교육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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