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보다 만족도↑, 가사분담↑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 가장 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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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가족 형태로 인식되던 부부와 미혼자녀가구 비중이 줄고, 비혼이나 동거 등 새로운 형태의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5월 발표한 '4차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34%가 비혼에 동의했고, 26%는 비혼 동거에 동의하는 등 비혼, 비혼 동거, 무자녀에 대한 수용도가 3차 조사 때인 2015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같이 사는 비혼 동거가 법률혼 가족보다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1969살 국민 가운데 이성과 동거하고 있거나 과거 동거 경험이 있는 3,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혼동거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동거인과의 관계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해 가족실태조사에서 확인된 법률혼 배우자 관계 만족도(57%)보다 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동거의 장점으로는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88.4%, 복수응답)을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 외에 '상대방 습관·생활방식 등을 파악해 결혼 결정에 도움'(84.9%),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자녀 출산 부담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행사 부담이 덜함'(72%) 등이었다.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 항목도 있었다. '명절 및 가족행사 등 가족관계에 대한 의무감과 부담감을 덜 느낀다'의 경우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 여성은 31.4%로 남성(17.0%)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도 여성 35.3%매우 그렇다고 답해 남성(18.9%)과 차이를 보였다.

결혼을 통해 부여되는 확대가족에 대한 의무와 부담, 출산에 대한 부담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동거의 장점 중 시장 보기나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을 함께 한다는 응답이 70.0%로 가사 분담비율이 법률혼 부부(26.6%)보다 훨씬 높았다.

동거 사유(중복응답)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를 제외하고 남성은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6.9%), 여성은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서'(28.1%)라는 답변이 많아 인식에 다소 차이가 났다.

연령에 따른 동거 사유도 달랐다. 20대와 30대는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29.6%),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가 많았다.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가 각각 33.7%48.4%였다. 60대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가 가장 많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기존 결혼제도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비혼 동거 가족이 법률혼 가족보다 만족도가 높았으나 제도적으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동거의 어려움으로는 응답자의 절반(50.5%)'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을 꼽았으며, '동거가족에 대한 부정적 시선'(50.0%)을 경험한 경우도 많았다. '법적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함'(49.2%)도 동거의 단점으로 꼽혔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비혼 동거 가족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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