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보라엄마의 현실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공식 홈페이지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공식 홈페이지

힐링 로맨스 드라마로 주말 안방을 훈훈하게 만들었던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종영했다. 주인공 식혜(홍두식윤혜진) 커플 말고도 다양한 개성과 사연을 가진 공진 마을 주민들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 중에 보라 슈퍼를 운영하는 보라 엄마 함윤경(김주연 분)과 철물점 주인 최금철(윤석현 분) 커플도 많은 얘깃거리를 제공했다. 윤경은 어린 나이에 덜컷 임신을 하는 바람에 아기를 책임지겠다고 남편에게 먼저 청혼할 정도로 대범하고, 만삭의 몸으로 무거운 상자를 번쩍 들고, 과일 한 개라도 더 팔려고 휴일 없이 장사를 할 만큼 억척이다.

하지만 어느 새 애둘맘이 된 자신과는 달리 커리어우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윤혜진(신민아 분)이 부럽고, 심란한 마음에 남편에게 데이트 신청 했다가 힘들다면서 어딜 가냐?”는 서운한 말만 듣는다.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방송화면 캡처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방송화면 캡처

그랬던 보라 엄마가 폭발했다. 남편에게 신발끈을 묶어 달라고 하자 당신이 애냐. 나이가 몇 갠데 무슨 신발끈을 묶어 달라고 하냐는 면박이 돌아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데도 이 눈치없는 남편은 우냐? 삐졌냐. 이게 다 몹쓸 호르몬 때문이다. 밥풀이(태명)가 얼른 나와야 당신이 편해질텐데라는 위험발언을 하고 말았다.

급기야 보라 엄마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당신은 애가 편하게 나오는 것 같냐. 내 몸을 찢고 나오는 거다. 그 몸으로 새벽 수유 하고, 재우고 기저귀 갈고 해야 한다. 근데 뭐? 편해진다고? 어차피 나만 외롭고 나만 무섭고 당신은 그냥 구경꾼이다.”

아내의 포효에 당황한 금철은 친구 홍두식(김선호 분)의 집으로 대피했다. 홍두식에게 불평을 했다가 날아온 돌직구에 더 심란해졌다. “옛날에 이 동네서 윤경이 모르는 사람 있었냐. 다 친하고 그랬다. 근데 지금은 어떻냐. 장사하랴 애 키우랴, 최금철 아내, 보라 엄마는 있는데 인간 함윤경은 없다...”

태아가 자랄수록 엄마의 몸은 힘들어진다. 임신 8개월이 되면 엄마는 숨이 점점 가빠지고, 허리통증도 심해진다. 만삭이 되면 평소보다 체중이 11~16정도 늘어난다. 체중이 1kg만 늘어도 무릎 관절은 3~5kg의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몸 뿐이랴. 마음은 더 힘들다. 임신 유지를 위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는데, 특히 프로게스테론은 초조, 감정 기복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나타나기 쉽다.

하지만 임산부 우울증을 호르몬 불균형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그래도 배 안에 있을 때가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신 과정에서 쌓인 피로도가 풀리지 않은 상태로 현실 육아와 맞닥뜨리게 된다. 정신적인 혼란과 육체적인 고통은 당연하게 수반된다.

태풍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윤경은 양수가 터졌다. 도로가 모두 끊겨 병원으로 갈 수 없게 되자 혜진은 윤경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 직접 아이를 받는다. 이 급박한 상황에서 또 남편이 없다.

뒤늦게 도착한 금철을 보고 안심하면서 화가 난 윤경은 진통이 심해지자 남편의 머리채를 휘어잡고는 내가 힘들다고 애기는 보라 하나만 낳자고 했지. 둘째 낳자고 꼬셔 놓고. 자기가 애 낳을 것도 아니면서. 내가 너 오늘 죽일 거다라고 소리를 지른다.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방송화면 캡처
출처-tvN '갯마을 차차차' 방송화면 캡처

오랜 진통 끝에 둘째가 태어나고, 금철은 울면서 윤경아 내가 미안해. 이렇게 힘들게 보라랑 밥풀이 낳아준 것도 모르고.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내가 진짜 잘할게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은 없다. 임신, 출산, 양육을 통해 모성이 갖춰지고, 엄마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혼자 감당한다면 가족이 다 힘들어진다.

아빠가 아기를 대신 낳아줄 수는 없지만, 엄마의 고통과 어려움을 공감하고 배려하면서 부부는 함께 부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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