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1월 25일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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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의 피임 실패율이 선진국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금자산부인과원장이 최근 3년간 병원을 찾은 환자 47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임을 했는데도 임신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 34.8%나 됐다. 이 중 80.4%가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피임 실패율은 미국 유럽 등 외국의 10%대의 3배에 이르는 높은 수준이다. 박 원장은 피임실패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 피임법을 잘못 알고 있거나 꾸준히 피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로 이용되는 피임법은 난관수술(21.2%), 콘돔(11.4%), 정관수술(7.6%), 루프(6.5%), 주기법(4.2%), 질외사정(1.7%), 피임약(1.1%) 등이었다. 그러나 처음 선택한 피임법은 콘돔(28%), 피임약(14%), 주기법(14%)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30대 이후는 영구피임법인 난관수술이나 정관수술을 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45~50세 여성의 평균 임신횟수는 4.8, 인공유산은 1.9건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들은 평생 다섯 번 임신하고 두 번 낙태수술을 한 것이다. 30대 여성은 평균 3.4번 임신, 낙태수술1.4건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성경험 여성의 콘돔 사용률은 201137.5%에서 201874.2%로 약 2배 늘었고, 경구피임약 복용률도 같은 기간 7.4%에서 18.9%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인공임신중절(낙태)도 급감해 여성 1,000명당 인공임신중절 건수는 201015.8건에서 20174.8건으로 70% 가까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임신중절을 시행한 여성도 2017년 기준 한해 5만 건 안팎으로 추정된다. 피임하지 않거나 잘못된 피임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임신중절을 한 여성 중 47.1%가 질외사정법·월경주기법 등 불완전한 피임방법을 사용했고, 피임하지 않은 비율도 40.2%나 됐다.

피하이식제, 자궁 내 장치 등 시술로 이루어지는 피임법은 실패율에 차이가 없지만, 경구피임약과 콘돔 등 개인이 하는 피임법은 상대적으로 실패율이 높은 편이다.

피임 방법에 따른 피임 실패율을 보면 피하이식제(피임제를 팔 안쪽 피부에 이식)0.05%로 가장 낮고, 경구용 호르몬 피임약 0.3%, 구리자궁내장치(구리가 감긴 루프 모양의 장치를 자궁 안에 넣어 수정란의 자궁 내 착상을 막는 피임법) 0.6%, 콘돔 2%, 질외사정 4% 순이다.

이는 피임 방법을 정확하게 사용했을 때의 수치이며, 실제 사용 후 보고된 실패율은 피하이식제 0.05%, 구리자궁내장치 0.8%, 경구용 호르몬 피임약 8%, 콘돔 15%, 질외사정 27% 정도로 나타났다.

영구피임법으로는 난관수술과 정관수술이 있다. 난관수술은 일명 배꼽 수술로 배꼽 주위를 1cm 가량 절개해 복강경으로 양쪽 난관을 묶는다. 피임효과는 확실하지만, 다시 임신을 원할 경우 복원수술을 받아야 한다.

정관수술은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자르고 잘린 두 끝을 꿰매 정자의 이동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생식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정관 복원술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성공률은 80~9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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