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엄격한 낙태 금지에 이어 임신등록제 시행

낙태금지법 반대시위에 참여한 폴란드 사람들(출처-더 가디언)
낙태금지법 반대시위에 참여한 폴란드 사람들(출처-더 가디언)

낙태에 가장 엄격한 나라 중 하나인 폴란드에서는 엄격한 낙태금지법으로 인해 지난 11월 한 임산부가 제 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폴란드 정부가 임신등록제를 시행할 계획으로 전해져 여성의 결정권에 대한 통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는 의사들이 모든 임신과 유산을 정부에 보고하는 임신등록제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런 조치에 대해 여성인권 활동가들은 낙태금지법을 고려할 때 임신등록제는 여성 스스로 낙태를 관리하는 것을 법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임신등록제는 폴란드 의료정보체계의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하지만 여성단체 낙태드림팀(Aborcyjny Dream Team)’의 나탈리아 브로니아지크(Natalia Broniarczyk)이는 통제다. 임신이 출산과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온라인 시위를 촉발시켰다. “임신하지 않았다고 공손히 보고합니다라는 제목의 소셜미디어는 여성들에게 자신들이 사용했던 생리대, 탐폰과 속옷의 사진들을폴란드 보건부에 이메일로 보내도록 권장하고 있다.

보건부는 이번 계획이 중앙집권적 임신등록제라는 것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보건부 대변인은 이번 계획은 환자의 다양한 상황에 관한 자료를 업데이트하기 위한 광범위한 디지털화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의사들은 항상 임신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다만 그 정보가 전에는 정부 중심이 아닌 종이형태로 병원에 보관됐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족 및 인구연구소를 설립하려는 정부의 법안이 지난 11월에 1차 통과된 후 여권 운동가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가족정책을 모니터하고 의회에 의견을 전달하며 사회질서에 대한 가족의 필수적인 역할과 결혼을 통한 문화사회적 재생산의 중요성에 대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구소는 시민들의 개인자료에 접근하고 가족법을 집행할 수 있어 정부의 엄격한 낙태법을 집행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hulu 드라마 시리즈 '하녀 이야기'(출처-네이버 블로그)
hulu 드라마 시리즈 '하녀 이야기'(출처-드라마 인스타그램)

여성운동단체인 로즈(Łódź)’는 아이를 낳지 못하면 농장에서 죽을 때까지 일만 해야 하는 여성들이 등장하는 마가렛 아트우드(Margaret Atwood)의 디스토피아적 소설 시녀 이야기(Handmaid‘s Tale)’를 언급하며 이 연구소는 레이첼-레아의 레드센터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설에서 레이첼-레아 센터는 전체주의 하에서 사육자(breeders)’가 되는 여성들의 교육을 맡고 있다.

시민권 관련 옴부즈맨이었던 아담 보드나르(Adam Bodnar)이 프로젝트는 전적으로 전통적인 가족모델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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