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자녀 돌봄에는 더 부정적, 60.6%
부모가 자녀 결혼비용을 부담하거나 결혼 이후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와 이진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부모의 결혼한 자녀 지원에 대한 태도 변화:2010-2020’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정부가 2010년과 2015년, 2020년 실시한 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2010년 조사는 만 15세 이상 4754명, 2015년은 만 12세 이상 1만912명, 2020년에는 만 12세 이상 2만2173명을 대상으로 했다.
분석 결과, 자녀의 결혼 준비 비용이나 결혼 후 돌봄 책임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 태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 준비(혼수·신혼집 마련)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에 비동의하는 비율이 2010년 18.8%에서 2015년 33.6%, 지난해에는 46%로 증가했다. 또 ‘부모는 자녀 결혼 이후 자녀를 돌볼 책임(경제적 도움, 손주 돌봄)이 있다’에 대한 비동의 비율도 같은 기간 22.3%→42.5%→60.6%로 증가했다.
이 문항들에 대한 답변을 세대별로 보면 청년층의 동의율이 가장 낮았다. 또 교육 수준이 높고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부정적 태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전체적으로 결혼한 성인 자녀 지원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증가 추세이며, 특히 결혼준비 비용 책임보다 결혼 이후 지원에 대해 더욱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평균 결혼비용은 남성이 평균 2억원, 여성은 1억 5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이 남성 33.23세, 여성 30.78세인데, 이 연령대까지 혼자 힘으로는 마련하기 힘든 규모다. 결국 ‘억’ 소리가 몇 번이나 날 정도로 높은 결혼비용은 상당 부분 부모가 부담하게 된다. 그래서 자녀 결혼비용을 부모 등골을 휘게 한다고 해서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
올해 초 보험개발원은 ‘2020 은퇴시장 리포트’를 통해 수도권과 광역시의 40·50대는 은퇴 후에도 자녀 교육비로 평균 6,989만원, 자녀 결혼비용으로 평균 1억194만원, 총 1억7천만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들이 예상하는 퇴직급여는 평균 9천466만원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