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물도마뱀(출처-CNN)
아시아 물도마뱀(출처-CNN)

20168월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알을 깨고 나온 아시아 물도마뱀(Asian water dragon)을 보고 사육사들이 놀랐다. 어미가 수컷과 함께 있었던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CNN에 따르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새로 태어난 암컷 물도마뱀은 단성생식(parthenogenesis)으로 태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해 10월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도 새로 태어난 2마리의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가 무정란(無精卵)에서 부화했음이 확인됐다.

흔히 난자와 정자가 결합해 새끼가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동물들은 유성생식을 한다. 하지만 암컷이 수컷 없이 생식을 하는 단성생식(처녀생식, 무정생식)은 식물, 곤충, 파충류, 조류 등 의외로 다양한 종에 존재한다.

벌과 갑각류, 도마뱀들 중 일부 종은 단성생식만을 한다. 그리고 많은 수의 종들이 자발적 단성생식(spontaneous parthenogenesis)을 경험한다. 자발적 단성생식을 하는 유기체들은 유성생식도 하면서 때때로 (단성생식을 통해) 발달능력을 갖춘 난자를 낳기도 한다.

자발적 단성생식은 유전되는 특성으로 우연히 단성생식을 경험한 암컷은 같은 특성을 갖는 암컷을 낳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단성생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포적 차원에서 일련의 일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첫째, 암컷이 정자나 짝짓기 같은 자극이 없이 난세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암컷이 낳은 난자가 스스로 발달해 초기배아가 되어야 한다. 셋째, 난자가 성공적으로 부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의 각 단계가 성공하기 어려운데, 특히 발달을 위해 완전한 유전자를 갖추기 위해서 난자 안에서 DNA 염색체가 복제되어야 하는 두 번째 단계가 성공하기 어렵다.

또 다른 방법은 난자 생산과정에서 남은 세포들에 의해 난자가 거짓수정(faux fertilized)’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배아가 발달하느냐에 따라 어미와 새끼의 유전적 유사성의 정도가 결정된다.

단성생식을 촉발시키는 것들에 대해서 완전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추측되기도 한다. 진딧물과 같이 유성생식과 단성생식이 모두 가능한 종의 경우, 과밀(crowding)이나 약탈(predation)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암컷이 단성생식에서 유성생식으로 바꾸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없다. 민물 플랑크톤의 한 종류의 경우 높은 염도가 그런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정란에서 부화된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출처-트위터)
무정란에서 부화된 캘리포니아콘도르 새끼(출처-트위터)

단성생식이 가능한 암컷에게는 장점이 있는데, 자신의 짝짓기 상대를 낳을 수 있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단성생식으로 낳은 자손의 성은 유성생식과 같은 방식으로 결정된다. XX는 암컷, XY는 수컷 염색체인 일부의 곤충, 물고기, 파충류처럼 염색체에 의해 성이 결정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성생식이 가능한 암컷은 자신이 가진 성염색체를 가진 자손만 낳을 수 있다. , 항상 XX 염색체의 암컷만 낳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뱀이나 조류처럼 ZW 성염색체를 가진 암컷유기체의 경우, 자손은 ZZ의 수컷이나 드물지만 WW의 암컷을 낳을 수 있다.

1997~1999년에 피닉스 동물원(Phoenix Zoo)에 있는 체크무늬 가터뱀이 (단성생식을 통해) 2마리의 수컷새끼를 낳았고 두 마리 다 성체로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어미가 자신이 단성생식으로 낳은 수컷새끼와 짝짓기를 하면 근친교배가 된다. 근친교배는 유전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지만, 진화적 측면에서 자손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암컷이 단성생식을 통해 수컷 자손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실제로는 알려진 것보다 무성생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단성생식만을 하는 종들의 경우 질병이나 기생충 또는 서식지 변화 등으로 자주 멸종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단성생식을 통한 근친교배가 이런 멸종의 이유 중의 하나인 것으로 추측된다.

왜 일부 종들이 유성생식과 단성생식 모두 가능한지, 그리고 간헐적인 유성생식으로 종이 생존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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