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의 한의학-감(柿子)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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柿子氣寒潤心肺 澀腸禁痢渴痰退

감은 차가운 기운을 갖고 있고 심장과 폐의 기능을 좋게 한다. 대장의 수렴작용을 도와 이질(痢疾)을 낫게 하고 갈증을 해소시켜주며 가래를 삭힌다.

(방약합편)

요즘은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농수산물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다. 저장 기술이나 농사 기술이 부족했던 옛날에도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있었다. 바로 감이다.

감은 생감(단감), 연시, 홍시, 반건시, 건시(곶감)의 형태로 먹을 수 있고, 익은 감을 깎아 먹기도 하지만, 떡과 빵, 쥬스, 커피, 샐러드, 김치 등의 재료로도 활용되며, 감식초, 감와인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 떪은 땡감을 소금물이나 소주에 담궈두면 단감이 되는 등 감 얘기는 끝이 없다.

감의 약재명은 시자(柿子)이다. 감의 기운이 차다는 것은 열을 식혀줄 수 있다는 뜻인데, 특히 호흡기 계통의 염증을 다스리는 데 사용된다. 그래서 기도와 기관지 등에 염증이 있어 가래가 생길 때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이질을 낫게 한다는 것은 감에 들어있는 탄닌 성분과 관련이 있다. , 탄닌 성분을 많이 복용하면 몸 속의 수분을 흡수해 대장의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변비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성질을 응용해 심한 설사에 약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 감은 과육을 먹지만, 한방에서는 과육 뿐 아니라 시상(柿霜)이라고 하는 곶감 표면의 하얀 가루와 시체(柿蒂)라고 불리는 감꼭지도 약재로 사용된다. 그 효능은 감의 과육과 비슷하지만, 시상은 인후통이나 입안에 뭐가 났을 때, 시체는 구토를 멈추는데 사용한다.

<주의사항>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

이태전 조선 정조와 그의 유일한 승은 후궁인 의빈 성씨의 사랑을 그린 TV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큰 인기를 얻었다. 여기서 영조가 세자 시절에 형인 경종에게 먹여 죽게 했다는 의혹이 있었던 단감과 간장게장이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 경종 편에는 어제 임금이 계장과 생감을 드셨는데, 밤새도록 가슴과 배가 뒤틀리는 것처럼 아파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부터 며칠 만에 경종은 세상을 떠났다.

<동의보감>에는 감은 게와 함께 먹으면 복통을 일으키고 토하게 하며 설사하게 한다고 되어 있다. 감의 떫은 성분인 탄닌은 게장에 들어있는 단백질 등의 소화흡수를 방해해 소화불량, 식중독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동의보감은 감은 술과 함께 먹으면 가슴통증을 일으키고 쉽게 취하게 한다고 해서 주의를 요하고 있다.

 

서정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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