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의 한의학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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蕨菜甘寒水熱却 久食消陽反脚弱

고사리의 맛은 달고 기운은 차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열을 내린다. 오래 먹으면 양기를 해치고 다리가 약해진다.

(방약합편)

명절 상차림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나물이 고사리다. 고사리는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는데 사용되는데, 특히 방광에 열이 있어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유용하다.

보통 몸이 쇠약해져 있을 때는 몸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우리 몸을 보해주는 약재들은 따뜻한 기운을 갖고 있다. 이와 반대로 찬 기운의 약재는 기를 소모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이유로 고사리를 오래 먹으면 양기를 소모시키고 다리가 약해진다고 한다.

한 때 군대에서 정력이 왕성한 군인들의 성욕을 낮추기 위해 고사리 반찬이 자주 나온다는 풍문이 있었는데, 이는 찬 기운을 갖고 있고, 특히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고사리의 특징에서 나온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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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의 잎에는 비타민 B1 분해효소가 있어 많이 먹을 경우 B1 결핍증인 각기병에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 분해효소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보통 나물처럼 삶아서 섭취하면 몸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또 데친 고사리를 물에 불리는 과정에서도 독성이 제거된다고 한다.

고사리에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해 고기나 생선을 먹기 힘들었던 산촌 사람들의 주요 영양 공급원이기도 했다.

평소 방광염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은 고사리 나물이 도움이 된다.

 

서정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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