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직자 증가, 2004년 과천시가 스타트
여성 숙직실 부족, 야간 안전 등 해결 과제도

하동군청사(하동군 제공)
하동군청사(하동군 제공)

경남 하동군은 남녀직원 통합 당직 제도를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주말 일직 근무만 섰던 여성 공무원들은 이제 야산 숙직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군은 여성 공무원 비율이 현재 49%로 증가해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들의 숙직 근무 주기가 빨라지는 등 근무격차가 발생하고 직원들의 양성평등 인식 제고를 위해 남녀 통합 당직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여직원의 숙직 참여에 대한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 가까운 찬성 의견이 나오자 군은 당직실 리모델링, 비상벨 설치 등 통합 당직 제도 시행 준비를 시작했다.

그동안 본청의 경우 남직원은 1개월에 한번, 여직원은 5개월에 한번 당직을 섰지만 통합 당직 시행으로 남녀직원 모두 2~3개월에 한번씩 당직 순번이 돌아오게 된다. 군은 야간 주취 민원과 긴급출동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남녀직원이 함께 근무하도록 했으며 임신 직원과 만 8세 이하 자녀 양육 직원 중 신청자는 당직 편성에서 제외된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샘 근무를 하는 숙직은 남성 공무원이,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일직은 여성 공무원이 담당해온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동군처럼 남녀가 돌아가면서 당직 근무를 서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성 공무원 증가가 있다. 인사혁신처가 2019년 발표한 ‘2018년 공무원 총조사에 따르면 200334.2%였던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1845%로 늘었다. 2020년 기준 지자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46.6%이며, 서울과 부산 등은 50%를 넘어섰다.

여성 공무원이 늘어날수록 숙직을 전담하는 남성 공무원들의 근무 주기가 빨라져서 피로감이 커졌고, 숙직을 한 남직원의 대체 휴무로 인해 여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늘어났다.

올해부터 통합당직제를 시행한 수원시 권선구의 당직실(권선구청 제공)
올해부터 통합당직제를 시행한 수원시 권선구의 당직실(권선구청 제공)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과천시는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 당직제를 도입해 4월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앞서 시는 통합 당직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응답자 151명 중 103(68.2%)으로부터 찬성 의견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8년 시범 운영에 이어 2019년부터 통합당직제를 본격 도입해 본청 외에도 강북·강서·구로·마포·영등포·양천·성동·용산구 등에서 시행 중이다.

또 대구시 등 광역지자체를 비롯해 경기도 과천·안산·구리·용인·파주수원인천시, 경남 창원·진주·김해시, 충북 청주시, 울산 울주군 등 전국 곳곳에서 통합당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행 초기라 개선할 부분도 적지 않다. 광주시 서구의 경우 지난 해 6월부터 통합당직제가 시행됐으나 불과 두달 여만에 당직근무 중인 남직원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녀 당직자가 심야시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하고 잠을 자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여직원 전용숙직실, 밤샘 숙직시 안전 문제 등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 또 임신부나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여직원은 당직에서 제외하거나 희망자만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미혼 여직원들에게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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