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고위 성직자 참석한 회의에서 여성의 결혼연령 18세 이상으로 권고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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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에서 여성에게 고통주는 아동혼과 할례에 대한 논의 이뤄져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내한하면서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종주국으로 불리지만, 여성인권 후진국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이 열악한 것은 비단 사우디아라비아 뿐 아니라 이슬람 전역에 해당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세계 성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18)’에 따르면 세계 149개국 중 최하위 예멘을 비롯해서 여성 인권하위권 20개국 중에서 동티모르, 피지를 제외한 18개국이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이었다.

아동혼과 할례. 이슬람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말해주는 2개의 키워드다.

이슬람 국가의 여자 어린이들은 대부분 10살이 채 되기도 전에 할례를 받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할례를 받으면 성인으로 간주되어 아동혼(조혼)을 강제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소녀들의 39%가 18세 이전에 결혼하고, 13%는14세 이전에 결혼한다.

유니세프는 2008년부터 UN인구기금과 함께 할례 근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14개국 500만 명이 사는 2천 개 이상의 지역 사회가 할례포기 선언을 했고, 청소년기 소녀들이 할례를 받는 비율은 30년 전과 비교하면 1/3로 줄었다고 한다.

또한 유니세프는 이집트에서 4만2천 명 이상의 소녀에게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할례 관련 건강 서비스를 제공했고, 수단에서는 딸을 가진 엄마 2만6천 명에게 여성 할례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최근 이슬람 사회에서는 아동혼과 여성 할례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영국 가디언지, 프랑스 르몽드지에 따르면 지난 6월 세네갈에서 열린 ‘아동혼 및 여성할례에 관한 첫번째 아프리카정상회의(African Summit)’에서 파트와(이슬람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가 발표되었다.

 

소녀들이 어린 시절을 누릴 수 있도록 성평등과 자율성 촉진시켜야

이 파트와에는“이슬람 사회에서 결혼, 특히 어린 여성의 결혼은 당사자들의 동의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동의가 유효하려면 여성이 성숙하고 사리판단 가능한 나이가 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으며, 쿠란과 선지자 무하마드의 언행록(하디스)의 일부를 인용해서 그 나이를 18세라고 덧붙였다.

이 회의에는 무슬림들에게는 이슬람법의 최고 권위자로 여겨지는 아즈하르 사원의 고위 성직자가 참석했기 때문에 이번 파트와가 아동혼과 여성할례의 관행을 멈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동혼의 연령을 높이는 내용의 파트와가 발표되기까지 감비아의 운동가이자 <소녀를 위한 안전한 도움(Safe Hands for Girls)>의 창립자인 자하 두쿠레(Jaha Dukureh)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 자신이 아동혼과 여성할례의 희생자인 두크레는 감비아에서 여성 할례를 종식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추진해왔다.

15세에 초혼을 하고 17세에 재혼을 한 두크레는“소녀를 강제로 결혼시키는 것은 누군가에게 그녀를 반복적으로 강간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파트와는 지속적으로 종교를 이용해 수많은 소녀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합리화시키는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트와가 목표로 하는 대상에는 감비아의 영향력 있는 성직자인 두크레의 아버지도 포함된다. 그녀가 아버지를 설득한 끝에 그녀의 딸은 가족 중에 할례를 하지 않은 첫 번째 소녀가 되었다.

이번 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이슬람 지도자들의 파트와 뿐 아니라 종교 및 세속의 지도자들, 정부 관료들과 운동가들이 주축이 돼서 여성할례와 아동혼을 종식시키기 위한 선언문을 채택해서 여러 국가들의 서명을 요청하고 있다.

선언문은 “여성할례와 아동혼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라는 오랜 생각에 의문을제기하기 위해 각자의 종교적 공동체 내에서 대화를 강화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소녀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누릴 수 있도록 성평등과 자율성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번 정상회의 개최에 쓰인 약 120만 달러(946,000유로)는 세계은행과 유엔인구기금의 지원과 개인 및 단체의 후원금으로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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