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저녁을 원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심리는?
공짜 저녁을 원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심리는?
  • 김남운 기자
  • 승인 2019.07.09 0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 남성이 첫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여성들의 갈림길

최근 뉴스위크에 소개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연구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격적 특성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지만, 재미있게도 연애와 데이팅에 관련한 영역으로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와 기사는 여러 매체로 재인용되며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있다

연구의 내용은 간단하다. (평균 나이 34세인 미국의 이성애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여성들이 전혀 맘에 없는 남성을 “단지 저녁 식사를 대접받기 위해” 만날 의향이 있는가에 관한 일종의 설문 조사이다.

다시 말해, 여성들이 ‘남성들이 첫번째 데이트에서 여성을 위해 식사를 비롯한 데이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근거한 심리를 활용(혹은 악용)할 의향이 있는가에 관한 물음이다.

응답에 관한 결과 자체는 사실 대단한 것이 없다. 20-25퍼센트의 여성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나머지 여성들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경험이 없다고 답한 여성들은 여성들이 전통적 성역할을 악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하는 경향이 많았으나,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들은 이러한 행동에 딱히 문제가 없으며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들에게 ‘그렇다면 이와 같은 행동을 얼마나 자주 할 것인가’라는 추가적 질문을 했는데, ‘아주 가끔’부터 ‘아주 자주’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타인을 조종하는 경향을 가진 여성들이 공짜 저녁을 원해

정말 흥미로운 부분은 ‘다크 트라이어드 (Dark Triad)’ 성격 특징과 연구결과가 접점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다크 트라이어드는 심리학에서 나르시시즘(narcissism),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그리고 사이코패시(psychopathy)의 인간 성격의 세 가지 축을 말하는 것인데, 이들 성격의 악의적 속성으로 인해 ‘다크(dark)’라는 수식어가 덧붙는다.

나르시스트들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지나치게 긍정적이며 사회적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 관계 속에서 따뜻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마키아벨리스트들은 타인을 통제하고, 속이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과 방향으로 타인을 조종하려고 한다. 사이코패스들은 뉘우침이나 공감 및 감정 이입과 같은 능력이 떨어지고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크 트라이어드 성격 특징 중 특히 마키아벨리즘의 속성을 가진 (또한 전통적 성역할을 따르는) 여성들이 이와 같은 응답, 즉 단지 저녁 식사를 대접받기 위해 남자를 만나는 경향이 높음을 파악해냈다. 다시 말해 ‘여성’이라는 속성을 충분히 이용해 ‘남성’을 통제, 조종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경향성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물론 위의 연구는 조사의 치밀성이 다소 결여되어 있다. 다양한 속성과 상황의 상관관계나 수치 아래 숨어있는 맥락 등을 정밀히 고려한 조사나 연구라고 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특히 남성의 성격 특징에 관한 상관성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연구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이런 식의 연구와 결과는 성대결적인 반감이나 비생산적인 논쟁만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 호혜적인가, 착취적인가, 어떤 남녀관계를 원하는가?

우선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와 같은 여성(과 남성)들의 행동 양식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여성은 여성이 가진 것 (이 경우는 자신의 젠더), 그리고 남성은 남성이 가진 것(이 경우는 남성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양측이 교환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호혜적‘인 것인가, ‘착취적’인 것인가는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있다.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연구 결과를 흥미롭게 해석해주고 있는 플로리다 아틀랜틱 대학(Florida Atlantic University)의 피터 칼 요나슨(Peter Karl Jonason) 교수는 연구 결과를 자신의 관점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인간은 서로 투쟁하고 경쟁한다. 이는 남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과 녀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때로는 서로를 착취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진화론적이나 존재론적으로 ‘성‘의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이 착취적 투쟁과 경쟁을 우리는 서로 극복해낼 수 밖에 없다. 다크 트라이어드의 속성이 높은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방식으로 얻어내려 할 것이며, 다크 트라이어드 속성이 낮은 여성은 사랑과 따뜻함을 줌으로써 원하는 남성을 얻어내려 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수많은 속성들을 꿰뚫는 한가지는 ‘관계‘라는 것을 연구 결과는 해석해주고 있다. 남녀가 어떻게 만나고 서로 사랑할 것인가, 만남과 결혼이 상호존중과 사랑을 기반으로 한 호혜적인 관계가 될 것인가 (혹은 정반대로 착취적인 관계가 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의 답은 어떤 관계를 지향하고 만들어가는가에 달려있다. 사람을 만나고 싶고 또한 그(녀)를 사랑하고 싶다면, 중요한 것은 데이터도, 수치도, 속성도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서울-웨딩TV】 김남운 글로벌 전문기자 nwkimnw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