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장실, 길거리…걸린 것만 하루 평균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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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등을 돌며 상승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30대 남성이 잠적 10개월 만에 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23개월간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해 6월 서울 삼성중앙역 인근에서 불법촬영을 혐의로 입건돼 불구속 수사를 받아오다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잠적했다. 경찰은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7일 가족의 집에 숨어있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결과, 140개의 불법촬영 영상과 311개의 불법 동영상이 발견됐다.

상가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불법 촬영한 40대 군 간부가 붙잡히기도 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등의 혐의로 모 군부대 간부인 40대 남성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6일 오후 1030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동 한 상가건물 1층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옆 칸에 있던 여성 C씨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C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 16일에는 호텔에서 20대 여성과 성관계를 하던 50대 남성이 휴대전화로 몰래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다가 신호음을 들은 여성에게 발각됐다.

여성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휴대폰에서 범죄 증거 동영상을 확보해 이 남성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에 있다.

불법촬영 범죄 발생장소별 현황(자료-장혜영 의원실)
불법촬영 범죄 발생장소별 현황(자료-장혜영 의원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불법촬영 범죄(카메라등이용촬영)5032건이었고, 최근 5년간(2016~2020) 28,369건 발생했다. 하루 평균 15건이 넘는 몰카 범죄가 발생했다. 적발된 수치가 이 정도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불법촬영 장소는 역·대합실·지하철 등이 6,459(22.7%)으로 가장 많았고, 길거리·상점 등이 3,861(13.6%), 아파트·주택이 3,816(13.4%)으로 불법촬영 범죄의 대부분이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자주 출입하거나 이용하는 곳이었다.

이렇듯 불법촬영 범죄가 증가하면서 전체 성폭력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발간한 ‘2020년 성범죄백서를 보면 2013년 전체 성폭력범죄의 7%였던 불법촬영 범죄는 201817%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강제추행, 강간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더 심각한 것은 성폭력 범죄 가운데 불법촬영범의 재범률이 75%로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4명 중 3명은 불법촬영 범죄를 다시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는 불법촬영 범죄의 처벌 수위가 약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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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14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받는 범죄다. 기존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디지털 성범죄 처벌 수위 상향을 골자로 한 ‘n번방 3이 개정되면서 몰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법정 최고형에 크게 못 미치는 판결이 대부분이다.

불법촬영, 즉 몰카는 간접살인’, ‘인격살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촬영물이 인터넷 상에 유포되는 경우 순식간에 퍼지면서 거의 삭제가 불가능해 피해자는 평생 절망과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불법촬영에 쓰인 도구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이다. 요즘은 카메라 기능이 뛰어난 스마트폰이 많아서 범죄수법도 덩달아 교묘해지고 있다. 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생활을 하다 보니 그만큼 불법촬영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법이 10, 100번 만들어진들 불법촬영에 대해 강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의 위엄과 권위는 가벼워지고, 범죄자들은 법을 우습게 알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인격살인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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