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예방접종 줄어 아프리카에서 홍역, 소아마비 증가
영국 런던의 하수에서 40년 만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보건 당국은 어린이 백신 접종을 긴급 결정했다. 앞서 미국 뉴욕과 이스라엘에서도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영국보건청(UKHSA) 10일(현지시간) “지난 2~7월 런던 19개 하수 샘플에서 소아마비 바리어스가 116회 발견됐다”며 “만 1~9세 어린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1984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영국은 2003년 소아마비 퇴치를 선언했다.
UKHSA에 따르면 실제 발병 사례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검출된 바이러스 샘플 중 일부는 위험한 수준으로 변이됐다. UKHSA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이미 확산 중인 것으로 보고 하수 감시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3년 이후 9년 만에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달 뉴욕에서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20대 남성이 소아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는 현재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소아마비 백신 예방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소아마비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보통은 아무 증상 없이 낫지만, 일부는 고열, 목아픔, 두통, 배탈, 근육통 등을 앓는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000명 중 5명 정도는 팔다리가 마비되는 후유증이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지난 83년 이후 소아마비 환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2000년 10월 우리나라의 소아마비 박멸을 선언했다. 소아마비는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돼 2개월에서 6세 사이에 총 4회 접종한다.
한편 지난 달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아동예방 접종이 급감해 홍역과 소아마비 발생이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말라위와 모잠비크에서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소말리아, 예멘, 에티오피아 등지에선 대규모 홍역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