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 관기초등학교 할머니 학생

1학년 새내기 속 김풍자(맨 오른쪽) 할머니[보은 회인초등학교 제공]
1학년 새내기 속 김풍자(맨 오른쪽) 할머니[보은 회인초등학교 제공]

 

■ 고령화·저출산이 바꾼 초등학교 교실 풍경

인구감소의 대재앙은 지방을 넘어서 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출산율 하락은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학생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의 초등학교 개황을 보면 초등학생 수는 2011년 313만2477명에서 2018년 271만1385명으로 7년 동안 약 42만명, 한해 평균 6만명씩 줄었다. 출산율의 반등이 없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전국적으로 폐교사태가 불러왔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에서도 2018년에 초등학교 3곳이 사라졌다. 올해도 중학교 포함 4곳이 폐교했고, 내년에는 고등학교까지 폐교대상으로 분류된 상태이다.

 

 

■  할머니 입학생들이 몰고 온 변화

대도시 사정이 이러니 지방은 말할 것도 없다. 군.면 단위 지역의 초등학교는 폐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초등학교는 특별한 입학생을 맞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할머니 입학생들이다. 충북 보은 회인초등학교에는 1943년생인 77세 김풍자 할머니가 초로의 큰아들 손을 잡고 입학했다.

전남 영광군 소재 군서초등학교에는 최고령 78세 할머니를 비롯해서 6명의 늦깎이 신입생이 들어왔다. 적령기 입학 아동은 1명뿐이다. 전교생이 45명에 불과해서 작은 학교로 분류되는 이 학교에서 6명의 할머니 입학생들은 귀한 손님이다. 전남 강진군의 대구초등학교는 할머니 7명이 신입생, 1명이 3학년 편입생으로 들어왔다. 7명의 할머니들이 이 학교 올해 입학생의 전부이다.

원래는 올해 입학 대상자가 1명도 없어 전 교직원이 신입생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글학교를 방문해서 한글을 배우던 할머니들을 설득해서 입학생 유치(?)에 성공했다.

 

신입생 학용품 선물 받는 김풍자(오른쪽) 할머니[회인초등학교 제공]
신입생 학용품 선물 받는 김풍자(오른쪽) 할머니[회인초등학교 제공]

 

■  아동들의 인성, 정서 함양에 긍정적인 효과도 커

고령화·저출산의 영향이 초등학교 교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 7-80대 어르신 학생들이 증손자뻘 아동들과 함께 공부한다. 어르신들의 건강과 상황을 고려하면 학업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만학의 열의와 인생의 경험과 지혜는 아동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충북 보은 관기초등학교 2학년인 79세 강명자 할머니는 "뒤늦게 공부하는 게 쉽지 않지만, 새로운 삶을 사는 기분으로 스쿨버스에 오른다"고 감회를 밝혔다. 올해 입학한 할머니 입학생들은 “건강이 허락하면 중학교도 진학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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