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유저들의 정보를 법원에 제공한 사실이 알려진 후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출처-프랑스24)
페이스북이 유저들의 정보를 법원에 제공한 사실이 알려진 후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출처-프랑스24)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로 대 웨이드(Roe vs Wade)’ 사건의 판결을 뒤집은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후 여권 운동가들은 소셜미디어 대기업들이 보유한 자료들이 낙태를 한 유저들의 기소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프랑스24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는 지난 624일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전에 미국 네브라스카주의 경찰수사에 협조해 낙태를 한 미국 여성과 그녀의 엄마가 서로 주고받은 일련의 메시지를 제공했으며, 이는 경찰의 심층수사를 위한 직접 증거로 사용됐다.

41세의 엄마는 당시 17살인 딸의 낙태를 도와주었다는 5가지 혐의로 기소됐고, 딸은 사체 은닉 및 유기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네브라스카주는 낙태에 대해 매우 엄격한 지역이다.

수많은 정보 보유한 소셜네트워크, 당국의 요구에 순응

메타는 넷플릭스, 디즈니, 트위터, 텔사(Telsa) 등과 함께 다른 주에서 낙태하기를 원하는 직원들의 출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6월 말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직장에서 낙태에 관해서 말하지 말라면서,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특히 중요하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낙태관련 경찰수사에 자료를 제공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지난 810일 메타는 네브라스카 법원의 영장에는 낙태라는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으며, 법원의 영장은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전에 발송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와의 접촉에서 메타는 법적으로 강제되면 당국의 요구에 호의적으로 대응한다는 자사의 정책을 내세웠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정보시스템과 민주주의에 대한 영향력 문제를 연구하는 어카운터블 테크(Accountable Tech)’의 공동설립자인 제스 레리치(Jesse Lehrich)이들 대기업은 우리 각각에 대한 셀 수 없는 정보를 축적해 놓고 있다면서 이들은 이번 경우와 같은 소환요구에 순응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네브라스카주 최대 도시인 오마하 도심의 야경(출처-위키피디아)
네브라스카주 최대 도시인 오마하 도심의 야경(출처-위키피디아)

이것이 시작, 낙태 쫓는 영장 많아질듯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보수적인 네브라스카주에서는 논란이 된 낙태가 임신 20주 이후에 의사의 참여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불법이었다. 그리고 이런 낙태관련 규정은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전에 시행되고 있었다.

수사당국이 확보한 메시지들은 두 번째 수사의 기초자료로 사용됐다. 13개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압수됐고, 이미지와 메시지 그리고 통화목록 등이 경찰에 넘어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권리를 위한 싱크탱크인 민주주와와 기술을 위한 센터(Center for Democracy and Technology)’의 제이크 라퍼루끄(Jake Laperruque) 부이사는 엄청난 양의 메시지와 자료를 갖고 있는 이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낙태와 관련된 범죄를 쫓는 영장도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수사당국에 적어도 완벽한 법적절차, 영장이 구체적일 것과 수색이 광범위하지 않을 것, 그리고 수사가 엄격하게 서식을 갖출 것 등을 요구하고, 유저들에게는 이런 상황에 대항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안 조치 없는 페이스북 자료들, 개입 여지 많아

메타는 유저 관련 자료를 공개적인 방식으로 수집하고 교환되는 자료들을 암호화 없이 수집한다. 그래서 기업이 원하거나 (법적으로) 강제 받으면 모든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메타는 당국의 요청에 응해왔다. 모든 것이 암호화된 ‘WhatsApp’과 달리 메타는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교환되는 메시지 내용들에 접근할 수 있다.

비정부기구 파이트 포더 퓨처(Fight for the Future)’의 케이틀린 셀레이 조지(Caitlin Seeley George)메타는 낙태관련 명령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한 적이 없다면서 유저들이 암호화된 메시지를 사용하면 메타는 그 대화에 간섭할 방법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타의 서비스가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8,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낙태약 발송 광고를 지운 후 두 명의 상원의원이 이들 기업의 정책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에이미 클로부사(Amy Klobuchar)와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민주당 의원은, 메타의 이런 검열에 대해 우려하면서 합법적인 낙태관련 서비스의 접근에 관한 메시지들이 종종 온라인에 올라오기 몇 분 전에 지워졌다고 비판했다.

앤디 스톤(Andy Stone) 메타 대변인은 소셜네트워크에서 의약품을 구매, 판매, 교환, 제공 또는 요구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는 규정을 잘못 적용한 실수라면서 처방받은 약품에 대한 접근은 허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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