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의 한의학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度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삽입된 운문 형태의 약성가(藥性歌)를 중심으로 평소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한의학적 효능을 살펴본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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胡荽味辛發痘極 上止頭疼內消食

고수의 맛은 맵다. 천연두의 발진을 잘 돋게 한다. 위로는 두통을 멎게 하고 속으로는 음식의 소화를 돕는다. (방약합편)

고려시대에 전해졌다는 고수는 천년 넘게 우리 생활에서 쓰였는데도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채소다.

고수를 먹을 줄 알아야 중노릇 한다는 말이 있는데, 오신채를 금하는 절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향신료라고 한다. 동남아 음식의 독특한 향을 내는 채소로 우리에게 대중화됐고, 중국 음식에서 고기 누린내를 없애는 향미료로 흔히 사용된다.

고수는 뿌리째 사용하는데 생식을 하기도 하고, 그 열매를 향신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고수풀을 호유(胡荽), 그 씨는 호유자(胡荽子)라고 하며 둘 다 약재로 쓰인다.

한의학에서 향이 많이 나는 약재는 향과 함께 독소가 날아간다고 생각해서 피부질환이나 두통 등에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고수도 천연두나 홍역 초기에 발진을 잘 돋게 해줘서 뾰로지가 곪지 않고 터지게 하는 효능이 있는데, 이미 발진이 돋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 두통을 멈추게 해주고, 그 향이 식욕을 증진시키는 작용이 있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의보감>에는 오래 먹으면 정신이 손상되고 잘 잊어버리며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니 주의를 요한다.

 

서정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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