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부담, 여성의 경력단절 등이 주요 원인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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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역대 최저이자 전세계 최저인 0.81명을 기록하면서 외신도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에 주목했다.

영국 BBC25(현지시간) 전날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한국은 다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고, 그 숫자는 새로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600명으로 1년 전보다 11800(-4.3%) 감소하며 6년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30년 전인 1991(709000)3분의 1, 20년 전인 2001(56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보다 0.03(-3.4%)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지 않은 나라는 한국뿐이다. 0.81명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59명의 절반 수준이며, 우리나라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1.24)보다도 훨씬 낮아 한국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꼴찌다.

끝없이 추락하는 한국의 출산율에 대해 BBC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 또 많은 젊은이가 천문학적인 주거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국내환경을 꼽았다.

집값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 중에 ‘PIR(Price to Income Ratio)’이 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일컫는데,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았을 때 얼마 만에 집을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PIR10이라는 것은 10년 치 소득을 모두 다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3월 기준 서울의 PIR18.4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184개월 동안 월급 전액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PIR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전국의 주택비용이 급상승하면서 청년들의 주거 부담은 더 커졌다.

BBC가 한국 저출산의 또 다른 이유로 한국 여성들은 여전히 직업을 갖는 것과 가족을 갖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그들은 점점 더 자기 경력을 희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출산 파업 중이라는 한 여성의 말을 전했다.

한국에서 가사와 육아의 대부분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며, 여성은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BBC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스웨덴 육아아빠 사진전'에 전시된 스웨덴 아빠의 육아모습(여성가족부 제공)
'한국&스웨덴 육아아빠 사진전'에 전시된 스웨덴 아빠의 육아모습(여성가족부 제공)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3(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등을 토대로 미국,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 선진국에 있어서 일하는 여성이 많을수록 출산율도 상승한다고 밝혔다.

직장과 출산을 병행할 수 있으면 여성이 느끼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육아휴직을 더 많이 하는 상황에서 육아휴직 기간만 늘리면 결국 여성의 경력단절이 심화되고, 출산율은 더 떨어지게 된다.

출산율이 높은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등 유럽의 출산강국들은 공통적으로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아빠할당제’, 육아휴직 급여를 높이는 등으로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였고, 그 결과 떨어지는 출산율이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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