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낙태권 폐지가 여성들을 수술대에 오르게 해

미국 연방대법원 앞에서 낙태권 폐지 결정 반대 시위를 하는 여성들(출처-프랑스24)
미국 연방대법원 앞에서 낙태권 폐지 결정 반대 시위를 하는 여성들(출처-프랑스24)

지난 6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6개월(24) 이전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폐기함으로써 헌법상 여성의 낙태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이로써 임신을 원치 않거나 낙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봐 두려워하는 여성들은 법이 보호해주지 않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들의 선택은 영구 불임시술을 받는 것이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최근 나팔관 결찰이나 절제를 통한 불임술에 도움을 청하는 미국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즉각적으로 영구피임 효과가 나는 이런 시술을 주저하는 의사들을 보고 신뢰를 잃은 젊은 여성들은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명확한데도 모두에게 지지받지는 못하는 선택

오는 11월에 나팔관 결찰술을 받는 프란세스(Frances, 24)는 의사들이 자신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까지 많은 노력을 했다. 프란세스가 의사에게 영구불임을 원한다는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21살 때로 당시 의사는 그녀가 언젠가 마음을 바꿀 것이라면서 시술 대신 피임선택을 도와주었다.

젊은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내린 합리적인 선택에 대한 이런 의구심은 여성들이 겪어야 할 몫이다.

프란지스카 하이다넥(Franziska Haydanek) 박사는 불임술을 선택하는 젊은 여성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대해 소통하는 산부인과 의사로 알려져 있다. 하이다넥 박사는 틱톡(TikTok) 영상에서 내가 18세였던 9년 전, 의사들에게 나팔관 결찰술을 문의했더니 4명의 의사가 안 된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언젠가 나의 남편이 아이를 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사라 살코브스키(Sarah Salkowski, 24)는 연방대법원 결정 3달 전인 지난 3월에 양쪽 나팔관 절제술을 받았다. 낙태에 대한 반복되는 협박이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최근 나팔관 절제술을 받은 샘(Sam, 34)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에 가족주치의에게 이 시술을 문의했다. 주치의는 남편이 이미 정관절제술을 받았는데도 불임술을 받으려는 이유를 물었고, 그녀는 내 몸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알렉시스(23)1주 전에 양쪽 나팔관 절제술을 받았는데, 연방대법원의 판결 후 강력하거나 보다 영구적인 것을 해야겠다고 실감했다. 피임과 관련해서 나는 보호를 받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가 사는 오하이오 주에서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낙태를 포함해 임신 6주 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의 효력이 시작됐다.

지난 7월 강간에 의해 임신한 10살 소녀는 낙태를 하기 위해 다른 주로 가야 했다. 그 소녀가 갔던 인디애나 주는 당분간 임신 20주까지 낙태가 허용되고 있다.

미시간 주에서도 낙태권이 위협받고 있다. 주 명령에 의해 임시로 낙태불법 법안이 적용되지 않고 있지만, 1931년의 법에서는 산모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을 포함한 낙태를 전면 금지했었다.

강간에 의한 원치 않는 임신을 끝내는 것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여성들은 불임술을 자기보호의 한 수단으로 고려함으로써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 있다. 프란세스는 자신의 파트너가 정관절제술을 고려하고 있어도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나팔관 결찰술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프란지스카 하이다넥 박사는 나팔관 결찰술 시술 의향이 있는 의사 리스트를 틱톡에 올려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공유했다.(출처-하이다넥 박사 틱톡 영상)
산부인과 전문의인 프란지스카 하이다넥 박사는 나팔관 결찰술 시술 의향이 있는 의사 리스트를 틱톡에 올려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공유했다.(출처-하이다넥 박사 틱톡 영상)

온라인 연대 통해 서로 지지하는 여성들

낙태권 폐지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들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그룹을 결성하고 토론을 하는 등으로 서로 돕고 있다.

양쪽 나팔관 절제술을 받은 알렉시스가 정보를 얻고 상담예약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연대 덕분이다. 그녀는 산과의사와 싸울 각오를 했었는데, 하이다넥 박사로부터 많은 지식을 얻어 담당의의 모든 질문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이다넥 박사는 틱톡에서 “21세 이상의 여성 누구에게나 신분이나 자녀수에 관계없이 나팔관 결찰술을 할 의향이 있는의사들을 나열했다.

2년 전 뉴욕주의 산부인과 의사인 에이미 라스키(Amy Lasky)당신의 몸이고 당신의 생식결정이라면서 자녀를 원치 않는다고 확신하는 21세 여성들 중 나팔관 결찰술을 거부당한 여성들은 연락하라고 호소했다. 라스키는 지난 7월말 또다시 불임술을 원하는 여성들을 지지했다.

미국과 전세계의 출산낙태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굿마커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결정 이후의 불임술 요구 건수는 내년이 되어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출산에 대한 통제 요구에 미치는 영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에서 보건업무를 관장하는 다이아나 콘트레라스(Diana N. Contreras,)<타임(Time)>지에 쓴 글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인 624~714일에 불임술 관련 상담 예약이 21% 증가했고, 자궁내 피임기구에 관한 상담 예약이 41% 증가했다.

양쪽 나팔관 절제술을 받은 사라 살코브스키는 온라인 출판 플랫폼 미디엄(Medium)’의 사설에서 현재의 불임상태 만큼 행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자녀 없는 여성들에 대한 적대심을 반성하지 않는 전 세계의 보건전문가들에 대해 분노하면서 여성들의 몸을 통제하면서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잔인한 관행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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